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24)이 새 시즌 팀의 주전 2루수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출루율을 높이지 않은면 주전 2루수가 되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1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의 주전 2루수 경쟁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피츠버그는 오는 15일부터 투수·포수조가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20일부터 야수조까지 포함한 풀스쿼드로 모인다.
MLB.com은 ‘피츠버그는 주전 자리를 놓고 몇 군데 경쟁이 펼쳐지겠지만 2루 자리만큼 복잡하면서 폭넓은 경쟁은 없을 것이다.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는 소수에 불과하며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여러 선수가 번갈아 투입될 수도 있다’며 주전 2루수 후보들의 장단점과 가능성을 전망했다.
MLB.com은 배지환을 비롯해 닉 곤잘레스(24), 리오버 페게로(23), 제러드 트리올로(25), 알리카 윌리엄스(24) 등 5명의 선수들을 주전 2루수 후보로 나열했다.
가장 먼저 배지환을 평가한 MLB.com은 ‘현재 피츠버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이자 리그 전체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다. 홈에서 1루까지 평균 주파 시간이 4.05초로 리그 최고다. 스프린트 스피드는 초속 29.7피트로 리그에서 16번째로 빠르다’며 빠른 발을 최고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단점으로 MLB.com은 ‘빠른 스피드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출루 능력이 부족하다. 지난해 출루율 2할9푼6리에 불과했고, 후반기에는 2할8푼9리로 더 떨어졌다. 스피드를 앞세워 단타를 2루타로 만들 수 있지만 파워가 크게 위협적이지 않아 홈런 2개에 그쳤다. 배럴 태구 비율(1.3%)은 메이저리그 타자 258명 중 6번째로 낮았다’며 낮은 출루율과 장타율, 정타 생산력을 지적했다.
배지환의 주전 가능성에 대해 MLB.com은 ‘타격에서 파워의 지속성이 약하기 때문에 2루에서 많은 출장 기회를 가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지난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스피드를 활용한다면 중견수나 4번째 외야수로 어느 정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과거 수비형 선수들이 주를 이뤘던 2루 자리이지만 갈수록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다. 장타력이 뛰어나지 않은 배지환의 2루 경쟁력이 낮게 평가되는 이유. MLB.com은 5명의 후보 중 장타력이 가장 좋고, 스피드도 갖춘 페게로가 주전 2루수로 가장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배지환의 포지션은 2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가치가 높다. 지난해 2루수로 가장 많은 64경기(56선발 465⅓이닝)를 소화했지만 중견수(62경기 33선발 336⅔이닝), 유격수(3경기 3선발 24이닝)도 커버했다.
물론 피츠버그는 지난해 주전 중견수로 뛴 잭 스윈스키를 비롯해 브라이언 레이놀즈, 헨리 데이비스, 코너 조, 앤드류 맥커친 등 외야 자원이 여유 있는 편이다. 배지환이 주전 경쟁을 하기엔 외야보다 2루가 더 낫다.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결국 타격 향상이 필요하다. 지난해 배지환의 타격 성적은 111경기 타율 2할3푼1리(334타수 77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30볼넷 92삼진 출루율 .296 장타율 .311 OPS .608. 도루 24개를 해냈지만 출루율이 떨어져 장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지난달 11일 미국으로 출국한 배지환은 “2루수, 중견수 어떤 포지션이든 포수가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최소한의 공격력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루키로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그런 것도 없다. 공수주 다방면에서 내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신인 꼬리표를 떼고 맞이할 2024년 배지환이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