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3년 이내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 선수단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령 괌으로 출발했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처음으로 롯데 선수단을 이끌고 스프링캠프에 임한다.
김태형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새로운 팀에서 전지훈련을 떠나는 날이라 기대가 된다. 가서 할 것도 많을 것 같은데 구상했던 것들을 잘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캠프를 잘 마치겠다. 선수들을 확실하게 파악을 해야한다.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확실하게 가져가려고 한다”라고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소감을 밝혔다.
2015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하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것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세 차례 우승(2015, 2016, 2019)을 거머쥐었다. 2022년을 마지막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김태형 감독은 1년간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23년 10월 롯데 감독에 취임했다.
롯데는 1982년 창단한 프로야구 원년멤버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규리그 우승이 없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2회(1984, 1992)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1992년 이후 벌써 32년이 흘렀다. 롯데팬들은 김태형 감독이 우승청부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우승을 목표로 하는지 묻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우승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3년 안에 우승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일단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고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서 “감독은 항상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잘 이루어진다. 우리 선수들도 좋은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캠프를 잘 치러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롯데 부임 이후 상동구장에서 열린 마무리훈련을 시작으로 선수단 파악에 집중한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캠프 한 달 동안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살펴봤다. 우리 선수들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상대팀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선수를 보는 기준은 무조건 잘하는 선수가 우선이다. 물론 공수주에서 각자 좋은 부분이 나뉠 것이다. 공격이 좋은 선수가 있고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있고 주루가 좋은 선수가 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코칭스태프와 잘 분석을 해서 현실적으로 경기에서 가장 우선이 될 선수들을 정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롯데는 이번 겨울 내부 FA 중 한 명이었던 안치홍이 한화와 6년 최대 72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새로운 2루수를 찾아야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안치홍이라는 선수의 무게감은 분명히 있다”라고 아쉬워한 김태형 감독은 “지금 있는 선수들도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김민성, 최항, 오선진이 왔고 기존 선수들도 있다. 상대팀이 느끼는 무게감은 다르겠지만 우리 선수들도 안치홍에 못지 않게 잘해줄거라고 믿는다”라며 새로운 선수들로 안치홍의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민성은 LG에서 내야 전포지션을 다 소화했다. 그렇지만 2루수에서의 모습이 굉장히 좋아보였다. 2루수 쪽에 기대를 하고 있으며 주전 경쟁을 할 것이다”라며 김민성의 활약을 기대했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늘 좋은 성적을 거두지만 정규리그 성적이 좋지 않아 ‘봄데’라는 별명이 생겼다. 지난해에도 5월까지는 1위에 오르며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리그 7위(68승 75패)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가 왜 봄에 강한지) 전준우에게 물어보라. 나는 잘 모르겠다”라며 농담한 김태형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이야기하기 쉽지는 않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많은 이유들을 하니씩 줄여가는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새로운 감독 부임과 함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예고됐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도 경쟁이 치열할거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면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 그 부분이 염려된다. 선수들 인터뷰를 많이 봤는데 다들 올해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하더라. 그래도 부담감은 크게 안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많은 감독들이 새롭게 부임하며 같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선수들도 이제 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팀이 잘 뭉쳐서 갈 수 있는지 선수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내가 더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선수들에게 믿음을 보냈다.
“감독들은 언제다 부담감이 있다”라며 웃은 김태형 감독은 “작년에 성적을 냈던 팀의 감독도 또 성적을 내야하니까 부담이 된다.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이 크다. 이 팀에 내가 그냥 온 것은 아니다. 성적을 내기 위해 왔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책임감을 가지고 올 시즌을 잘 치러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