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5)이 올 시즌 유격수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홍원기 감독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김혜성은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출국했다. “스프링캠프는 늘 가기 전에 같은 마음인 것 같다”라고 말한 김혜성은 “매년 가지만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개인 훈련 기간 때 준비한 것을 잘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몸을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소감을 밝혔다.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7순위)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김혜성은 KBO리그 통산 826경기 타율 3할(2924타수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181도루 OPS .753을 기록했다. 데뷔 초기에는 수비와 주루로 주목을 받았지만 타격도 점점 올라오면서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리그 역사상 유격수 골든글러브와 2루수 골든 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것은 김혜성이 처음이다.
김혜성은 지난해 137경기 타율 3할3푼5리(556타수 186안타)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 OPS .842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시즌을 보냈다. 특히 타율은 2017년 데뷔 후 매년 꾸준히 좋아지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던 김혜성은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키움은 지난 16일 “김혜성은 이날 오전 고형욱 단장과 면담에서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구단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라고 김혜성의 포스팅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혜성은 “마음가짐은 똑같은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내가 더 다르게 할 부분은 없다. 일단 더 큰 무대에 가기 위해서는 올 시즌 잘해야하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 장점을 살려서 매력을 어필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한 김혜성은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점을 잘 살리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모든 부분에서 내 장점이 있다면 아낌없이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강한 의지를 표했다.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혜성은 이후 계속 2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본인 의사에 따라 유격수를 잠깐 맡기도 했지만 5경기(37⅓이닝) 동안 2실책(수비율 .923)을 기록하며 다시 2루수로 돌아갔다. 2루수에서는 126경기(1067이닝) 동안 15실책(수비율 .976)으로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여전히 유격수로 뛰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지 못했다. 겨우내 유격수로 나서고 싶다는 속마음을 이야기했던 김혜성은 “감독님께서 미국에 가서 말씀해주신다고 하셨다. 감독님 뜻대로 잘 해야할 것 같다. 포지션을 두 가지를 모두 잘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김혜성과는 미국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설득보다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을 우선시 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김혜성도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이전에 뛰던 포지션을 그대로 가져가는게 좋을 것 같다. 선수가 집중할 수 있도록 내가 정리를 잘 해줄 것이다”라며 김혜성에게 올해도 주전 2루수를 맡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키움의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3월 20일과 21일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린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그것도 개막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하성, 고우석, 다르빗슈 유, 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등 한일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총출동해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키움은 3월 17일 정오에 다저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어서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한국 대표팀과 샌디에이고의 연습경기가 열린다. 김혜성은 “나는 하루에 2경기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켜만 준다면 당연히 하겠다. 무조건 뛰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홍원기 감독은 “벌써 그런 이야기까지 했나”라고 웃으며 “다저스, 샌디에이고와의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이벤트 게임이다. 정식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과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이다. 정규시즌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말은 내가 못들은 걸로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