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의 나이에도 22억 원 FA 계약을 체결한 ‘끝판왕’ 오승환(42·삼성)은 왜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까.
삼성 박진만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삼성은 1군 선수단이 30일부터 3월 7일까지 총 38일, 퓨처스는 31일부터 2월 26일까지 총 27일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참가 명단은 박진만 감독, 정대현 퓨처스 감독을 포함해 코칭스태프 31명, 투수 40명, 포수 7명, 내야수 21명, 외야수 11명, 지원 스태프 등 총 135명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된 투수 육선엽 포함 신인 12명은 퓨처스 캠프에 합류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베테랑 오승환을 비롯한 백정현, 김대우, 장필준, 김헌곤, 김동엽 등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1군이 아닌 퓨처스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에서도 오승환은 지난 16일 42세의 나이에도 2년 총액 22억 원에 FA 계약한 삼성의 리빙 레전드다.
이에 대해 박진만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이 팀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팀 훈련보다는 개인적인 루틴에 의해서 몸을 만들어가는 게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그런 건의를 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퓨처스 캠프에서 훈련 잘 마쳐서 1군 캠프 중후반 쯤 합류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은 일본 오키나와 출국 전 만난 박진만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김재윤, 임창민 등 불펜 선택지 많아졌다
작년 캠프와는 느낌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불펜 고민이 가장 많았고 준비해야할 것도 많았다. 그런데 이제 올해는 단장님께서 불펜 보강을 많이 해주셔서 계획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 여러 선수들 보강이 됐고 작년 부족했지만 선수들이 그만한 경험을 했다. 시너지 효과가 날 거로 믿고 있다. 작년보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 말고도 불펜 자원이 더 생겼다
작년 풀타임을 해본 선수들 많아졌다. 경험치에서 큰 효과 볼 것으로 생각한다. 이승현(우완), 이재익이 좋아졌다. 부상선수가 몇 명 있기는 한데 그런 선수들이 재활 잘 마쳐서 합류하면 그만큼 더 탄탄해질 것 같다.
-삼성 캠프 장점은 1, 2군이 한 곳에 있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그런 시스템을 만들었다. 퓨처스 구장이 가까이 있어서 여러 선수들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직접 가서 보는 건 느낌이 다르다. 이번에도 그런 장점을 잘 살려봐야 한다.
-오승환을 퓨처스캠프에 포함시킨 의도는
캠프 시작할 때 여러 훈련을 하는데 오승환 등 몇몇 베테랑 선수들은 이 팀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팀 훈련보다 개인적인 루틴에 의해 몸을 만들어가는 게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그런 건의를 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퓨처스 캠프에서 훈련 잘 마쳐서 1군 캠프 중후반 쯤 합류하지 않을까 싶다. 퓨처스 캠프가 2월 말 귀국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의 정확한 1군 합류 시점은
2월 말 퓨처스캠프가 귀국하니까 그 전에 합류할 것 같다. 그 때부터 국내 구단들고 연습경기 잡혀있어서 몸 상태를 보고 1~2경기는 하고 한국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베테랑들과 대화해보니 시간을 많이 배려해주신 거 같다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하더라.
-선발진 구상 계획은
작년 캠프 갈 때 최대 고민이 불펜과 5선발이었다. 시즌 내내 고민이 많았다. 올해는 그래도 4~5명 선수들이 준비를 하고 있어서 경쟁을 통해 하면 된다. 작년 선발에서 좋은 경험한 선수들도 있다. 심적 여유가 있다.
-새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을 향한 기대치는
야수 쪽 키플레이어다. 작년 피렐라가 좋은 모습 보였지만 전략적으로 내야수 쪽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해서 교체했다. 지금 평가로는 1, 3루 다 된다고 하지만 3루를 집중적으로 시킬 것이다. 오재일이 작년 워낙 부진했는데 봄에 절치부심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 이재현 공백을 초반 여러 선수들이 메워줘야 한다. 류지혁 김영웅 강한울 등이 후보군이다. 경쟁하는 걸 지켜봐야 한다. 맥키넌 3루, 오재일 1루가 베스트다. 그러면 지명타자 부문도 수월하게 운영 가능하다.
-외야 쪽 플랜은
외야 쪽에는 피렐라가 없지만 작년 마지막 활약한 김성윤이 나타났다. 그래서 내야 쪽 전력 분석하고 외국인선수를 뽑을 수 있었다. 마무리훈련하면서 상무 전역한 김재혁도 봤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 코치 시절 같이 봤던 선수다. 확실히 군에 다녀와서 그런지 그 때보다 몸과 마음이 모두 좋아졌다. 외야진 경쟁 발판을 마련했다.
-어깨 수술을 받은 이재현 복귀 시점은
오키나와 퓨처스 쪽에 재활조도 합류한다. 재활도 따뜻한 곳에서 하면 좋다고 한다. 이재현은 그래도 나이가 젊어서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 그런데 평소 몸 상태와 야구하는 몸 상태는 다르다. 재활 훈련 때 더 지켜봐야 한다. 섣불리 합류 시점을 말하기 어렵다.
-이재현이 빠진 1번 유격수는 누가 맡나
류지혁보다 김영웅, 강한울로 보고 있다. 류지혁은 맥키넌이 3루 들어가면 2루 쪽으로 훈련시켜서 내야 여러 포지션을 볼 것이다. 류지혁은 여러 포지션 다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신인선수 활용 방안은
다른 팀은 신인을 1군에 데려가지만 우리는 2군도 가깝다. 신인 선수가 바로 1군 합류하면 오버페이스로 인해 몸 상태가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뭔가 보여주려고 한다. 부상 염려가 있다. 퓨처스에서 조금 관리하면서 몸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훈련장 가까우니 신인들 몸 상태도 직접 확인하려고 한다.
-2년차 이호성, 박권후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호성은 1군 캠프 같이 가서 5선발 경쟁을 할 것이다. 박권후는 중간 쪽으로 경험을 쌓으면 좋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긴장도 되겠지만 기대도 되지 않을까.
-백업 포수가 많더라
강민호 다음 2, 3번 포수가 작년 1군에서 경험을 많이 했다. 이병헌은 호주리그까지 다녀왔다. 김도환도 제대해서 후반에 몇 경기를 뛰었다. 김재성이 안착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런 건 아니다. 생각보다 김재성이 작년에 부진해서 김재성도 절치부심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효과를 기대한다.
-외야 포지션 변화 계획도 들었다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준비했던 부분이다. 스프링캠프 때 안착시키려고 한다. 시즌 때 구자욱 체력 안배 차 변화를 줬다. 김성윤이 후반에 좋은 모습 보여주면서 포지션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김현준도 중견수에서 좋은 활약했지만 딱 정해져있는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다.
-이번 캠프도 지옥훈련인가
시즌 때 훈련 못하니까 캠프 때 농사를 잘 지어놔야 한다. 작년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그랬는데 올해는 그들이 1군에서 좋은 활약해줬다. 각오는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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