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감독의 사퇴로 이어질까?
검찰이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는 29일 서울지방법원에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는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구속 여부는 당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KIA는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구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했다"며 직무정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직무정지 하룻만에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어지면서 사태가 연일 확대되고 있다. 배임수재라는 구체적인 혐의도 드러났다.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현직 감독으로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프로야구 현직 감독에 대해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지난 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의뢰로 장 전 단장을 수사해왔다. 지난 해 3월 LG 박동원측이 KIA 시절 구단과 다년 계약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장 전 단장이 뒷돈을 요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구단은 장 전 단장을 즉각 해임조치를 내렸다. KBO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자체 조사를 펼쳤고 이후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검찰은 사건을 배당해 장 전 단장을 수사에 나섰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섰고 김 감독까지 금품 수수와 관련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수 차례 조사를 거쳐 이날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일단 구속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구속 또는 기각 결과에 따라 혐의의 중대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직무 정지 상태이지만 사실상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데다 무혐의가 아닌 기소로 이어진다면 법적 판단까지 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장기간 감독직 수행이 어렵다. 구단은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선수단 혼란 수습과 시즌 준비를 위해서는 조기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 감독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 감독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까지 나오면서 KIA 선수단은 다시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 KIA는 29일 코치진, 30일 선수 47명이 호주 전지훈련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일단 진갑용 수석코치가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스프링캠프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시즌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현장 수장이 직무정지에 이어 구속 위기까지 몰리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캠프를 시작하게 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