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벽을 뚫고 날아오를까?
KIA 타이거즈 젊은 좌타거포 김석환(24)이 오는 2월 1일부터 호주 캔버라-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나선다. 47명의 캔버라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1군 엔트리로 가는 길이 험난해 보인다. 그만큼 외야진의 경쟁률이 높다. 사생결단의 각오와 각고의 노력으로 기회를 잡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번 호주 캠프에는 9명의 외야수들이 참가한다. 최고령 최형우를 비롯해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원준, 이창진, 고종욱, 김호령, 박정우, 그리고 김석환이다. . 김석환은 작년 가을부터 외야수로 고정했다. 1루수는 수비부담을 많이 느껴 코치진과 논의를 거쳐 외야수로만 승부를 걸기로 했다.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분류해도 경쟁률이 산넘어 산이다.
일단 중심타선에 포진한 나성범, 소크라테스는 붙박이 주전이다. 여기에 2021시즌 174안타를 터트린 최원준이 외야 주전에 강력한 도전장을 냈다. 작년 전역후 1루수로 뛰다 다시 외야수로 나섰다. 상무시절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부실해 제몫을 못했지만 비시즌 기간중 완벽한 준비를 통해 주전 복귀에 나섰다. 타격에 수비력과 주력에 경험까지 1순위 후보이다.
베테랑 반열에 오른 이창진도 작년 주춤했으나 올해 다시 외야 정복에 나선다. 통산 3할 1리를 자랑하는 고종욱은 외야수비도 가능하지만 대체 불가의 대타요원이다. 김호령 역시 출중한 수비력과 주력을 갖춰 1군 백업요원으로 가치가 높다. 작년 퓨처스리그 도루왕 박정우는 강력한 어깨를 보유해 올해는 활용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더군다나 외야수가 아닌 내야수로 분류된 이우성도 있다. 작년 40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1리 8홈런 58타점 8도루를 기록하는 등 공수주에서 주전급으로 부상했다. 올해는 1루수로 병행하지만 언제든 외야수로 뛸 수 있다. 이우성까지 합하면 10명이 외야수가 캠프에 참가하는 것이다.
김석환은 2022시즌 루키 김도영과 함께 주목받는 젊은 좌타 거포였다. 그러나 성적으로 보여준 것은 없었다. 2022시즌 51경기 107타석 타율 1할4푼9리 3홈런 7타점에 그쳤다. 2023시즌은 12경기에서 26타석에 불과했다. 타율 1할3푼 3타점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펄펄 날았지만 1군 타석에 들어서면 위축됐고 조급해졌다.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홍세완 이범호 타격코치의 도움을 받아 짧고 빠른 간결한 스윙으로 바꾸는 등 타격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후회없이 해보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1월까지 체력훈련과 기술훈련까지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 참가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선배 최형우는 김석환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하자 "막 스윙이 아니다. 군대가기 전보다 몰라보게 좋아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시했었다. 그러나 2년째 선배에게 응답하지 못했고 최형우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아직은 스스로의 벽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벽을 부수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그 계기를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만들어야 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