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류현진(37)의 시간이 찾아오는 것일까.
‘MLB 인사이더’와 ‘팬사이디드’의 로버트 머레이 기자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에 ‘알렉스 우드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에 지명을 받은 우드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통산 269경기(202선발) 76승65패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3년 애틀랜타에서 데뷔한 뒤 2015년 7월, 마이애미 말린스, LA 다저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까지는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면서 류현진과 함께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맷 켐프와 야시엘 푸이그가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 때 신시내티 레즈로 유니폼을 입었지만 등 부상 등으로 몫을 못했고 2020년 다시 다저스로 돌아왔다. 2021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우드는 2022년 2년 25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2022시즌에는 26경기 8승12패 평균자책점 5.10, 지난해 29경기(12선발) 5승5패 평균자책점 4.33의 성적을 거뒀다.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채 프리에이전트(FA) 선발 시장에 나왔다.
당장 우드의 계약조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1000만 달러 수준의 단기 계약이 유력하다. 우드는 이번 FA 선발 시장에서 3~5선발급을 맡아줄 수 있는 투수로 분류됐다. 이 명단에는 제임스 팩스턴(LA 다저스), 션 마네아(뉴욕 메츠), 마이클 로렌젠, 마이클 클레빈저, 제이콥 주니스 등이 있었다. 우드와 비슷한 평가를 받았던 팩스턴은 다저스와 1년 1100만 달러, 인센티브 포함하면 최대 1200만 달러 조건에 사인했다. 마네아도 뉴욕 메츠와 2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리고 이 명단에서 함께 거론되는 선수가 바로 류현진이다. 류현진과 팩스턴, 우드, 마네아 등 좌완 투수들과 비교 됐고 같은 선상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 투수들은 예상을 웃도는 금액에 사인했다. 류현진의 행선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1000만 달러라는 기준점은 생긴 셈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류현진보다 나은 성적을 거둔 투수들도 아니다. 팩스턴은 메이저리그 통산 156경기(850⅔이닝) 64승 38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한 좌완 파이어볼러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19경기 96이닝 7승5패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남겼다. 2013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이후 선발 투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지만 규정이닝 시즌을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시애틀 소속이던 지난 2018년 28경기 160⅓이닝을 소화한 게 최다 이닝 시즌이었다. 이 해 11승6패 평균자책점 3.76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1년 시애틀 소속으로 첫 등판 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뒤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2년 통증이 재발했다. 약 2년 간의 재활을 거치고 지난해 보스턴에서 뛰면서 19경기(96이닝) 7승 5패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남겼다. 이마저도 9월 무릎 염증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인저리 프론이지만 1000만 달러가 넘는 보장 계약을 받았다.
마네아는 2017년과 2018년 오클랜드에서 2년 연속 12승을 거뒀고, 202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거쳐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7경기(10선발·117⅔이닝) 7승6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44 탈삼진 128개를 기록했다. 시즌 첫 9경기(6선발·27⅔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7.81로 난타를 당했지만 이후 28경기(4선발·90이닝) 6승4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40으로 반등했다. 마네아의 빅리그 통산 성적은 196경기(선발 166경기) 65승 56패 평균자책점 4.10이다.
첫 번째 FA에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4년간 60경기(315이닝)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14개월 만에 복귀했다. 지난해 11경기(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복귀한 뒤 FA 자격을 얻었다.
팩스턴과 마네아, 그리고 류현진의 공통점은 좌완 투수라는 것 외에도 같은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는 것. 모두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이다. 보라스는 고객이 최고의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협상의 장기화 전략을 쓰곤 했다. 구단의 제안에 쉽게 끌려가지 않는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또 다른 고객이자 현재 최대어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의 에이전트도 보라스다.
보라스의 뜻대로 시장은 흘러가는 분위기다.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해지는 듯 하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류현진을 향한 구애가 본격화되는 것일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