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23)가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넘어서 투수 역대 최대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28일(한국시간) “사사키 로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3시즌밖에 뛰지 않았지만 이미 메이저리그에서의 커리어를 노리고 있다”라며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조명했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46경기(283⅔이닝) 19승 10패 평균자책점 2.00 376탈삼진을 기록한 특급 유망주다. 2020년 1라운드 지명으로 지바롯데에 입단한 사사키는 입단 첫 해에는 프로리그를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1군 경기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않는 등 극진한 관리를 받으며 차근차근 기량을 키워나갔다.
2021년 11경기(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2022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전국구 에이스로 부상했다. 성적도 20경기(129⅓이닝)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좋았다.
사사키는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해 우승 주역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 시즌에는 부상에 발목이 잡혀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손가락 물집, 옆구리 근육 부상을 겪었고 후반기 대부분을 결장한 사사키는 15경기(9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하며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아직까지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운 시즌이 없다.
시즌 종료 후 사사키는 지바롯데에 포스팅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바롯데는 사사키의 포스팅 요청을 거절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다. 지바롯데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나라면 구단에 조금 더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라며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둔 뒤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 때문에 구단과 갈등을 빚은 사사키는 지난 26일까지 지바롯데와 재계약을 하지 않아 논란에 더 큰 불을 지폈다. 자비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왔지만 결국 지바롯데와 계약을 하면서 갈등 봉합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사과한 사사키는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우선 2024년 시즌을 제대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당장의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바롯데 고위 관계자 역시 “사사키가 제멋대로라든가 떼를 쓴다던가 하는 보도가 나왔지만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사사키는 입단 초기부터 계속해서 꿈(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작년에 갑자기 미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꺼낸 것은 아니다”라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 소동은 결국 지바롯데 잔류로 마무리됐지만 결국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미국매체들도 모두 사사키에 주목하고 있다.
MLB.com은 “사사키는 지바롯데와 1년 계약을 맺은 뒤 메이저리그에 오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내년 오프시즌에 곧바로 포스팅이 될 수도 있다”라며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기대했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일본인 투수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센가 코다이가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약 1004억원) 계약을 맺은데 이어서 이번 겨울에는 3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4관왕을 차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49억원) 계약을 맺으며 게릿 콜(양키스, 9년 3억2400만 달러)을 넘어서 역대 투수 최대 계약 신기록을 달성했다. 사사키는 야마모토의 기록마저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MLB.com은 “많은 사람들이 야마모토보다 3살 어린 사사키가 더 나은 유망주라고 생각한다”라며 사사키를 높게 평가했다.
문제는 계약 시점이다. 사사키가 만 25세가 되기 전에 메이저리그에 오게 된다면 국제 유망주 계약 규정에 따라 계약 규모가 제한된다. MLB.com은 “야마모토의 계약으로 오릭스는 포스팅비로 5060만 달러(약 677억원)를 받았다. 하지만 사사키가 25번째 생일 이전에 지바롯데에서 포스팅 된다면 그는 야마모토와 같은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오타니 쇼헤이(다저스) 역시 니혼햄에서 포스팅 될 때 같은 규정이 적용됐고 에인절스와 231만5000달러(약 31억원)에 계약했다. 에인절스에서 6년을 뛰고 나서야 FA 자격을 얻었고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66억원) 계약을 맺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바롯데가 사사키의 포스팅을 허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미일선수협정 때문이다. 사사키는 올해 11월 3일에 만 23세가 된다. 야마모토와 같이 초대형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2년을 더 지바롯데에서 뛰어야 한다. 다만 사사키는 오타니처럼 1년이라도 빨리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사사키가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원하던대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