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복덩이' 홍건희(32)가 스프링캠프 출국을 나흘 앞두고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에 남기로 전격 결정했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투수 홍건희와 2+2년 최대 24억5000만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21억 원, 인센티브 5000만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첫 2년 계약의 총액은 9억5000만 원이며, 2년 계약이 끝난 뒤 2년 15억 원의 선수 옵션을 포함했다.
‘FA 최대어’ 양석환을 잔류시킨 두산은 홍건희 역시 잔류 기조를 세우고 지난해 11월 30일 선수 측과 처음 만남을 가졌다. 첫 협상부터 구체적인 조건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양 측이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큰 소득 없이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홍건희가 에이전트를 교체한 가운데 다시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지만 역시 유의미한 결과는 내지 못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두산 이승엽 감독이 지난 15일 창단기념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홍건희는 좋은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요. 구단에서 잘해주시겠죠”라며 직접 프런트에 홍건희 계약을 요청하기도 했다.
두산은 지난 18일 홍건희 측과 세 번째 만남을 거쳐 이날 다시 협상을 진행했고, 당초 목표였던 집토끼 2명 잔류에 성공했다.
화순고를 졸업한 홍건희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을 받아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2020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고, 이적 후 237경기에서 12승 24패 39홀드 44세이브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03경기 21승 44패 49세이브 44홀드 평균자책점 5.10이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홍건희는 4년간 꾸준히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전제로 협상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마운드 위와 아래 모두에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홍건희는 “협상 기간 동안 팬들께서 ‘베어스에 남아달라’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계속해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마음가짐은 새롭다”며 “오래 기다리게 한 만큼 마운드 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만이 목표다”라고 다짐했다.
홍건희는 지난 2020년 6월 류지혁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해 인생을 바꿨다. KIA에서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제구 난조로 인해 방황을 거듭했던 그는 두산 이적과 함께 제구가 되는 강속구를 힘차게 뿌리며 리그 정상급 뒷문 요원으로 거듭났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트레이드 전까지 약 10년 동안 347이닝을 담당한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지난해까지 불과 4시즌 만에 254⅔이닝을 달성했다. 2020시즌 68⅔이닝을 시작으로 2021년 74⅓이닝, 2022년 62이닝, 2023년 61⅔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 기간 12승 44세이브 39홀드를 수확했다.
홍건희는 2023년 두산 이승엽호의 클로저로 낙점되며 뒷문지기 역할까지 수행했다. 부진으로 인해 막바지 정철원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64경기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의 준수한 성적으로 예비 FA 시즌을 마쳤다.
홍건희는 이번 계약으로 오는 29일 두산 선수단 본진과 함께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로 향할 수 있게 됐다. 홍건희는 2024시즌 또한 두산 투수조장 유력한 후보이며, 정철원, 김강률, 김택연 등과 함께 마무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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