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기증한 글러브 때문에 일본 열도가 또 한 번 발칵 뒤집어졌다. 아이들에게 전달되기 전에 지방자치단체장(시장)이 임의로 시청에 전시한 것을 놓고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24일 OBS(오이타 방송) 등에 따르면 오이타현 벳푸시는 오타니가 초등학생에게 선물한 글러브를 받아 시청 청사 안에 전시해 놨는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아이들을 위해 기증된 것을 시장 마음대로 전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방송은 ‘(글러브가) 시청에 도착한 것은 지난 17일인데, 여전히 학교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대신 며칠째 시청에 전시된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나 혼자 보는 것만으로는 아깝다. 당분간 시청 입구에 비치하기로 했다”는 나가노 야스히로 벳푸 시장의 SNS가 집중적인 질타의 대상이 됐다. ‘그게 시장 개인의 물건인가’ ‘하루라도 빨리 학생들에게 전해라. 시장 마음대로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 보관 방법이나 도난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여론이다.
OBS의 해당 뉴스는 이날 야후 재팬의 가장 많이 본 뉴스 랭킹 상위권을 지켰고, 댓글창이 폭발하며 무려 1만 2000개에 육박하는 이용자의 코멘트가 달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가노 시장은 “SNS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됐다”며 “학교로 전달되기 전에 일반인들에게도 보여주는 것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당초 벳푸시는 30일로 예정된 교장 회의를 마치고 각 학교로 글러브를 보낼 계획이었으나, 여론이 악화되면서 전시를 중단하고, 26일까지 전달을 마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타니가 초등학생을 위해 쾌척한 글러브로 인한 문제는 며칠 전에도 사회면에서 다뤄졌다. 내용물 중 오타니의 사진과 사인, 메시지가 적힌 태그가 재판매 시장에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 ‘페이페이프리마’에는 품목의 이미지와 함께 “연말에 소학교(초등학교)에 도착한 오타니 글러브에 붙어 있던 태그다. 글러브는 학생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태그만 판매한다”는 설명이 첨부됐다. 게시된 가격은 무려 10만 엔(약 90만 원)이었다.
이 역시 논란이 되자 즉각 삭제됐다. 하지만 혀를 차는 팬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걱정했던 악질적인 행태가 벌어졌다” “뜻깊은 호의가 더럽혀지고 있다” “아이들 선물로 못된 어른들이 욕심을 채우려 한다. 부끄러운 짓이다” 같은 반응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전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고 발표했다.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는 용품사 뉴발란스와 함께 마련한 저학년용 글러브를 3개씩(오른손잡이용 2개, 왼손잡이용 1개)을 모든 초등학교에 전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시가 50억~60억 원에 달하는 6만 개의 글러브가 제작됐고, 지난 12월부터 배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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