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28)이 연봉 조정을 피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계약을 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에드먼과 2년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계약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FA까지 남은 2시즌을 커버하는 다년 계약이다.
연봉조정 신청자격 2년차인 에드먼은 당초 구단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에드먼은 695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650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연봉조정 신청자격 선수들의 계약 데드라인이었던 지난 12일까지 합의에 실패했다.
45만 달러 차이, 우리 돈으로 약 6억원 때문에 연봉 청문회에 가야 할 상황이었다. 연봉 청문회에선 3명의 패널이 구단과 선수, 한쪽의 조건을 손에 들어준다. 이 과정에서 구단의 냉철한 가치 평가에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곤 한다. 지난주 에드먼도 “끔찍한 과정이다. 청문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안다. 듣고 싶지 않은 말도 들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아쉬워하면서 청문회에 참석하게 될 경우 마음고생을 걱정했다.
다행히 청문회에 가지 않고 구단과 계약 합의를 이뤘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운영사장은 이날 계약을 발표하면서 “에드먼의 강력한 기본기와 운동 능력, 다재다능함은 여전히 우리 팀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 태어난 스위치히터 에드먼은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부모나 조부모 혈통에 따라 국적을 택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한국대표팀에 합류,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WBC에선 4경기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메이저리그에선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5년간 세인트루이스에만 몸담은 에드먼은 통산 596경기 타율 2할6푼5리(2227타수 590안타) 53홈런 222타점 106도루 OPS .726을 기록 중이다. 2년차였던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부터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은 에드먼은 2021년 159경기 타율 2할6푼2리(641타수 168안타) 11홈런 56타점 30도루 OPS .695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았다. 2022년에는 153경기 타율 2할6푼5리(577타수 153안타) 13홈런 57타점 32도루 OPS .725로 타격 성적을 끌어올리며 NL 2루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도 에드먼은 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에드먼은 2루수(51경기 40선발 373⅔이닝), 유격수(48경기 46선발 396⅔이닝), 중견수(42경기 37선발 310⅔이닝), 우익수(8경기 6선발 44⅓이닝) 등 4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멀티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37경기 타율 2할4푼8리(479타수 119안타) 13홈런 47타점 27도루 OPS .705로 타격 성적은 소폭 하락했다. 오른쪽 손목 부상이 원인이었다. 7월에 손목 염증으로 3주간 부상자 명단 올랐던 에드먼은 시즌을 마친 뒤 손목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겨우내 재활을 진행했고, 현재는 배트를 휘두르는 단계에 있다.
에드먼은 지난주 “시즌 준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봄에 타격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봐야 할 것 같다. 하루하루 손목 반응을 보고 재활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다. 몸이 정확히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 복귀할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막전에 맞춰서 준비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