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한(24)에게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보겠다.”
아마추어 시절 휘문고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불렸던 김대한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 1차 지명되며 계약금 3억5천만 원과 함께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입단 당시 투수 김대한의 가치를 높이 샀지만 선수 의지에 따라 타자(외야수)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김대한은 당시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의 뒤를 이을 베어스의 차세대 주전 외야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부진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1군 통산 19경기 15타수 무안타 3볼넷 4득점이라는 1차 지명답지 않은 성적을 남기고 2020년 8월 군으로 향했다. 입단 후 1년 반 동안 두산의 두터운 외야진을 뚫지 못하며 프로 두 번째 시즌 도중 현역병 입대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2022년 2월 전역한 김대한은 복귀를 준비하던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며 다시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7월 3일 마침내 1군 무대로 돌아와 51경기 타율 2할4푼 4홈런 11타점을 남기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8일 잠실 키움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2022년 10월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은 김대한을 베어스 우타 라인의 기대주로 꼽았다. 실제로 마무리캠프 때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 감독은 “김대한은 보디빌더를 해도 될 것 같다. 힘이 좋다. 지치지도 않는다”라고 평가했고, 김대한을 신인 시절부터 지켜본 조성환 코치는 “두산에 돌아와서 제일 눈에 들어온 건 밝아진 (김)대한이의 표정이다. 과거 대한이에게 표정을 밝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많이 했는데 많이 밝아졌더라”라고 반색했다.
김대한의 비상을 가로막은 건 또 부상이었다. 지난해 정수빈의 뒤를 받칠 백업 중견수로 낙점됐지만 3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회 3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우측 중수골이 골절됐다. 김대한은 또 다시 장기 재활에 돌입했고, 5월 31일 복귀했지만 33경기 타율 1할9푼8리 1홈런 7타점 OPS .566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시즌 뒤 참가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사령탑은 다시 한 번 2024시즌 휘문고 오타니의 부활을 믿어보기로 했다. 두산은 2024시즌 김재환, 정수빈, 헨리 라모스로 외야를 구축했지만 36살이 된 김재환은 체력 안배가 필요하고, 라모스는 두산에서 첫 시즌을 앞두고 있다. 올해야말로 제4의 외야수 활약이 절실한데 이승엽 감독은 그 자리를 김대한이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좌타자가 많은 타선의 좌우 균형을 위해서도 우타자 김대한의 활약이 필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올해는 김재환이 살아나야하지만 사실 우타자가 더 좋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운을 떼며 “김대한은 작년 시즌 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골절상을 당해 개막부터 플랜이 어긋났다. 그러나 부임 후 첫 마무리캠프 때부터 기대를 했던 선수다. 그 모습이 올 시즌 한 번 나오면 좋겠다. 기대를 걸어보겠다”라고 김대한이 1차 지명 클래스를 회복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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