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정우영이 데뷔 후 처음으로 연봉이 삭감됐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의 팀내 재계약 대상자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삭감됐다.
정우영은 지난해 연봉 4억원에서 8000만원이 깎인 3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LG는 우승에 따른 보상으로 대부분 선수들이 연봉이 크게 인상됐지만, 정우영은 지난해 부진으로 인해 팀내 최대 삭감 선수가 됐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신인 연봉 2700만원을 받았고, 프로 데뷔 첫 해 56경기(65⅓이닝)에 등판해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신인왕을 수상한 정우영은 2020년 연봉 8000만원으로 인상됐다. 2년차 징크스 없이 맹활약을 이어갔다. 2020년에는 65경기에 등판해 75이닝을 던지며 4승 4패 5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2021년 연봉은 1억원이 인상된 1억8000만원이 됐다. 2021년 70경기(65이닝)에 등판해 7승 3패 2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했다. 또다시 연봉 1억원이 인상돼 2022년 2억8000만원을 받았다.
정우영은 2022년 67경기(58이닝)에 등판해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하며,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3년 연봉은 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지난해 정우영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실패를 경험했다. 60경기에 등판해 51⅔이닝,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으로 부진했다. 리그 최고 셋업맨 입지가 흔들렸다.
정우영의 주무기는 최고 157km의 투심 패스트볼. 2022시즌 투심 비율을 92%까지 던지며, 투심 하나로 홀드왕을 차지했을 정도다. 하지만 리그 타자들이 점점 정우영의 투심에 적응했다. 투심에 헛스윙이 아닌 커트가 늘어나면서 정우영은 타자 상대에 애를 먹었다. 시즌 도중 염경엽 감독의 조언으로 스플리터, 커브 등 새로운 구종을 시도했으나 단번에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
정우영은 데뷔 후 4년 연속으로 매년 홀드 숫자가 늘어났는데,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11홀드는 데뷔 후 최소 기록이다. 4점대 평균자책점도 처음. 4억원까지 탄탄대로를 걸었던 연봉은 처음으로 삭감을 경험했다.
연봉은 깎였으나 얻은 것도 많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얻었다. 정우영은 지난해까지 5시즌을 소화했다. 앞으로 2시즌을 더 뛰면, 포스팅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그래서 2024시즌이 중요하다.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고 다시 최고 셋업맨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상대 타자들이 투심에 어느 정도 적응했기에 투심 원피치가 아닌 스플리터, 커브,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최고 157km의 투심의 위력이 살아날 수 있다.
한편 정우영은 2월 스프링캠프 시작에 앞서 지난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프링캠프지로 먼저 출발해 자율 훈련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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