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수술로 잠시 잊힌 김민수(32·KT 위즈)가 2024시즌 분유 버프와 함께 우승 필승조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김민수는 지난 20일 구단 공식 유튜브인 ‘위즈 TV’를 통해 “언론에도 말하지 않고 위즈 TV에 처음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아빠가 된다”라고 아내의 임신 소식을 최초 공개했다.
뱃속에 있는 아기의 태명은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을 맞아 미르로 지었다. 미르는 용의 순우리말. 동료 엄상백의 소개로 2022년 12월 백년가약을 맺은 김민수는 “올해 7월이 출산 예정일이다. 내 생일(7월 24일)과 겹친다”라며 “아직 성별은 모른다. 궁금하다. (아빠가 되니) 이제부터 듬직해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민수는 성균관대를 나와 2015년 신인드래프트서 KT 2차 특별 11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투수다. 입단 초창기 인지도가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데뷔와 함께 4년 연속으로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고, 1군에 올라오더라도 패전조, 추격조, 롱릴리프 등 궂은일을 주로 담당했다. 2018시즌까지 1군 기록은 24경기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12가 전부였다.
김민수는 2019시즌 이강철 감독 부임과 함께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시즌 28경기 8승 5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96으로 마침내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2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각종 시행착오와 함께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21시즌 56경기 4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95의 호투 속 통합우승 필승조로 거듭났다.
김민수는 2022시즌 프로 8년차를 맞아 76경기 5승 4패 3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1.90의 커리어하이를 썼다. 10개 구단 불펜투수 최다인 80⅔이닝을 소화했고, LG 정우영(35홀드)에 이어 홀드 부문 2위를 차지했다. KT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김민수의 공이 상당히 컸다.
꽃길이 예상됐던 김민수는 부상 암초를 만나며 힘겹게 핀 날개를 접어야 했다. 시범경기에 앞서 우측 어깨 극상근건이 손상되며 2개월 재활 소견을 받았고,, 5월 말 복귀했지만 6월부터 급격히 구위와 구속이 저하되며 14경기 승리 없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6.92를 남긴 채 2군행을 통보받았다.
김민수는 2군에서 재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공을 많이 던지기 위해 선발로 보직을 바꿨지만 8월 2군 캠프가 차려진 전북 익산에서 퓨처스 훈련 도중 왼쪽 바깥쪽 복숭아뼈 부위가 부러졌다. 이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고, 불의의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부상을 모두 씻어낸 김민수는 현재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오는 2월 부산 기장 스프링캠프를 대비하고 있다. 두 차례의 부상과 부진으로 지난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만큼 이번 오프시즌에는 일찌감치 공을 잡고 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김민수는 박영현, 손동현, 이상동 등과 함께 KT 뒷문을 지켜야하는 필승조 요원이다. 리더 역할을 했던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으로 떠났기에 올해로 32살이 된 김민수가 이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김민수는 2024년 ‘미르’의 기운을 받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는 “분유 버프든 무슨 버프든 뭐라도 왔으면 좋겠다. 나한테는 지금 모든 게 간절하다”라며 2024시즌 재도약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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