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 된 진해수(38).
부경고를 졸업하고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KIA에 입단했고 이후 SK(현 SSG), LG를 거치면서 통산 788경기 23승30패 2세이브 152홀드 평균자책점 4.96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최다 경기 역대 5위, 현역 2위에 올라 있고 홀드 순위는 역대 3위, 현역 홀드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굵직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LG의 29년의 한을 푼 우승 순간, 진해수의 자리는 없었다. 진해수는 2015년부터 LG에서 536경기 19승15패 12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8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24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진해수는 사실상 1군에서 외면을 받았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함께 진해수의 입지는 자연스럽게 줄었고 지난해 6월7일 등판을 마지막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진해수는 1군에서 19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2군에 머물면서 진해수는 전성기를 보냈던 팀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진해수는 LG의 우승 순간을 되돌아 보면서 “소속팀이 우승을 한 것에 축하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시간들이었다. 항상 함께 뛰었던 동료들과 웃고 즐기고 슬퍼했는데 우승 순간에 저만 빠지게 됐다”라며 복잡했던 감정을 설명했다.
그런 뒤 진해수는 트레이드가 됐다. 지난해 11월 27일, 롯데로 트레이드가 됐다. 롯데는 진해수를 영입하기 위해 LG에 2025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했다.
프로 입단 20년차에 돌고 돌아서 고향팀으로 왔다. 그는 “새로운 유니폼을 입으니까 감회가 새롭다. 새로운 팀에 와서 운동한다는 느낌이 들고 기분도 좋고 설렌다. 유니폼이 너무 마음에 든다”라고 웃었다.
차 단장도 소속팀 선수이자 또 야구인 후배의 앞날을 응원했다. 진해수는 “단장님이 김태형 감독님께도 연락하셨다고 하더라. 원래 하던만큼만 하면 좋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잘 하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언급했다,.
사실 적지 않은 나이에 1군에서 외면을 받았고 2군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기회를 못 받은 게 아니다. 기회가 왔지만 내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제가 어린 선수들에게 밀린 것이다. 제가 못했고 제 탓이라고 하는 게 맞다”라면서도 “몸은 예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몸 상태도 좋았다”라고 설명한 진해수다.
선수생활 이후를 생각 할 법도 했지만 진해수는 공을 놓지 않았다.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차 드래프트가 있어서 무조건 팀을 옮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2군에서의 시간들과 기록들도 남는다. 아픈 게 아니었기 때문에 2군에서 던지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이 많기 때문에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평가를 받기 싫었다”라면서 “아직 현역으로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고 경쟁해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진해수는 2군에서 9월까지 빠짐없이 공을 던졌다. 27경기 1승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61의 성적을 남겼다.
고향팀이었기에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어도 눈길이 갔다. 그는 “다른 팀에 있을 때도 롯데 경기 결과는 체크를 했었다”라고 웃었다. 그렇기에 “고향팀에서 저를 불러줘서 고마웠고 더 반가운 것도 있었다”라고.
이어 그는 “야구 인생 막바지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마지막에 좋은 모습으로 끝낼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고향이고 또 가족들도 다 부산에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야구 인생을 마무리 해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가족들 앞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형 감독이 SK 배터리코치이던 시절, 진해수와 인연이 있었다. 김주찬 타격코치는 KIA에서, 정상호 배터리코치는 SK에서, 또 김민호 수비코치는 LG에서 인연이 있었다. 포수 유강남과 투수 신정락, 그리고 SK에서 방출되면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임준섭과도 각각 LG와 KIA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그는 “강남이는 LG에 있을 때부터 가까웠고 지금도 함께 운동하고 있다. 준섭이도 KIA에서 같이 있었다”라며 “선수들보다는 코치님들이 저와 현역시절 함께 운동을 많이 했었다. 코치님들과 편할 것 같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LG가 29년 만에 한을 풀었고 롯데도 이제는 좀 더 위로 올라가야 할 때다. 롯데에 항상 관심을 뒀던 진해수는 “지난해 롯데는 초반에 잘하다가 마지막에 떨어지지 않았다. 작년은 아쉬운 시즌이었지 않나. 꾸준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인 뎁스를 갖춰야 할 것 같다. 1년 내내 잘 할 수는 없지만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격차를 줄이려고 하면 좋아지고 그런 팀이 잘 하더라”라면서 “선수단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올해는 무조건 안정적으로 위에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제가 잘 준비하고 헌신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