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1년을 보낸 호세 로하스(31)가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두산에선 외야 수비 불안이 재계약 불발 이유 중 하나였지만 양키스에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로하스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가 유틸리티맨 로하스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 18만 달러, 메이저리그 승격시 75만 달러를 받는다. 지난해 KBO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조건이다.
뉴욕포스트는 ‘양키스가 40인 로스터 바깥에서 다재다능한 선수들을 계속허서 영입하고 있다. 좌타자 로하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타율 2할5푼3리 OPS .81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선 83경기 경험이 있으며 2021~2022년 LA 에인절스에서 타율 1할8푼8리 OPS .584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리그에서 로하스는 3루수, 2루수, 우익수, 좌익수로 선발출장하며 다재다능함으로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양키스는 유틸리티맨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FA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내줬지만 오스왈도 카브레라를 필두로 그의 역할을 대신할 후보들이 많다. 로하스와 함께 유틸리티맨 조쉬 반미터, 내야수 케빈 스미스, 외야수 루이스 곤잘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며 포지션별 선수층을 강화해다’고 평가했다.
실제 로하스는 2021~2022년 에인절스 시절 우익수(31경기), 3루수(24경기), 2루수(14경기), 좌익수(10경기), 1루수(2경기) 순으로 코너 외야와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세 군데 포함 5개 포지션을 넘나든 멀티맨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선 수비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좌익수로 69경기(63선발 508이닝), 우익수로 31경기(30선발 230이닝)를 뛰었지만 범위가 좁고, 안정성이 떨어졌다. 3루수 허경민, 2루수 강승호, 1루수 양석환이 있다 보니 내야수로 뛸 기회는 없었다.
두산 구단 최초로 개막전 역전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된 로하스는 6월28일까지 1할대(.192) 타율로 적응에 애를 먹었다. 방출 가능성도 나왔지만 퓨처스 팀에 있던 이영수 타격코치가 1군에 올라와 전담 지도한 뒤로 살아났다. 시즌 최종 성적을 122경기 타율 2할5푼3리(403타수 102안타) 19홈런 65타점 OPS .819로 끌어올렸다. 잠실구장에서만 11개의 홈런으로 LG 오스틴 딘(15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일발 장타력이 확실하고, 후반기 리그 적응까지 마쳤다는 점에서 재계약을 고려할 만했다. 두산도 로하스를 보류선수명단에 넣어 재계약 여지를 남겼지만 최종 선택은 2022년 KT 위즈에서 시즌 중 부상으로 떠나기 전까지 호평을 받은 헨리 라모스를 영입했다. 기복이 심한 타격이 로하스이 저평가 요소였지만 외야 수비에서 라모스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도 불안한 외야 수비였는데 미국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얼마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양키스는 중견수 애런 저지, 좌익수 후안 소토, 우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외야를 지키고 있다. 백업으로 수비가 탁월한 트렌트 그리샴, 유망주 제이슨 도밍게즈가 있어 로하스가 외야수로 비집고 틈이 거의 없다.
뇌진탕 부상으로 하락세가 뚜렷한 1루수 앤서니 리조, 에이징 커브가 온 3루수 DJ 르메이휴가 있는 내야가 로하스의 공략 지점이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로하스는 아직 마이너리그 옵션이 하나 남아있어 메이저리그에 승격되더라도 언제든 다시 마이너로 강등될 수 있는 불안한 신분이다.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