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현, 홍정우, 최지광, 김시현은 일본 오키나와에 미니 캠프를 차렸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동고동락했던 우규민, 문용익(이상 KT)도 함께 했다.
평소 후배들을 알뜰살뜰 잘 챙기기로 유명한 우규민이 스프링캠프에 앞서 오키나와에서 미리 올 시즌을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 우규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옮겼으나 후배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올랐다.
우규민은 삼성을 떠나기 전 “동생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누구 한 명 할 거 없이 투수조 모든 동생들과 가깝게 지냈는데 앞으로 함께할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아쉽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 “최근 들어 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다 함께 힘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는데 그게 아쉽다. 아직 빛을 못 봤지만 하루빨리 포텐을 터뜨려 성공의 꽃을 피우길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오키나와 미니 캠프를 치르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지만 우규민이 지갑을 활짝 열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그이기에 가능한 일.
오키나와 미니 캠프에 힘을 보탠 건 우규민만이 아니었다. 삼성 투수 코치와 퓨처스팀 감독을 지냈던 오치아이 에이지 주니치 드래건스 코치도 도움을 줬다.
오치아이 코치는 2021년을 마지막으로 삼성을 떠났지만 옛 제자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선수들의 성적까지 꼼꼼하게 챙겨본다. 그는 “내가 가르쳤던 제자들이기 때문에 항상 성적을 확인한다. 또 내게 연락 왔을 때 이야기를 하려면 (성적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속내는 다르다. “나는 딸만 둘이라 선수들이 아들처럼 느껴진다”는 게 오치아이 코치의 솔직한 마음이다.
스스로 ‘라이온즈 찐팬’이라고 밝힌 그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TV’도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
오치아이 코치는 옛 제자들이 주니치의 스프링 캠프지인 차탄구장과 부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 우규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치아이 코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오치아이 코치는 응원 댓글을 남겼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고 하지만 좋은 사람들끼리 통하는 법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