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2년 재계약 후 연락 두절돼 돌아오지 않은 쿠바 출신 우완 투수 야리엘 로드리게스(27)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간다. 류현진(37)이 FA로 빠진 자리를 메운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프랜시스 로메로 기자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로드리게스가 토론토와 계약에 합의했으며 며칠 내로 토론토에서 신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17일 미국 ‘디애슬레틱’도 토론토가 로드리게스 영입을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토론토가 로드리게스 영입전에 있어 선두 주자라는 소식이 나온 뒤 2주 동안 별다른 소식이 없었지만 이민 절차로 시간이 지체됐을 뿐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186cm 97kg 체격을 지닌 우완 강속구 투수 로드리게스는 2020년 1월 주니치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해 8월 정식선수로 전환된 로드리게스는 2022년까지 일본에서 3년간 79경기(175⅓이닝) 10승10패39홀드 평균자책점 3.03 탈삼진 188개를 기록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2022년에 최고 161km 강속구를 뿌리며 56경기(54⅔이닝) 6승2패39홀드 평균자책점 1.15 탈삼진 60개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최우수 중간계투에도 선정된 로드리게스는 시즌 후 주니치와 연봉 2억엔에 2년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쿠바대표팀으로 참가한 뒤 일본에 돌아오지 않았다. WBC에서 2경기에 선발등판, 7⅓이닝 10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2.45 호투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찍은 뒤 변심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쿠바를 탈출해 망명했고, 주니치 구단과 약속한 3월29일 일본에 입국하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
로드리게스는 한 달 뒤 뒤늦게 SNS를 통해 “3년간 응원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갑자기 계약을 포기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메이저리그에 뛰고 싶은 내 꿈을 따르기로 했다. 불행하게도 쿠바에선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고 계약 파기 이유를 밝혔다. 주니치 구단에도 편지를 보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개막을 앞두고 주축 선수를 잃은 팀으로선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주니치는 2년 연속 센트럴리그 6위 꼴찌로 마쳤다.
이후 주니치와 신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로드리게스는 시즌을 마친 뒤에야 방출됐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지난해 11월 자유계약선수로 인정했다. 자유의 몸이 된 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쇼케이스를 가진 로드리게스는 최고 97마일(156.1km) 강속구로 구위를 뽐냈다.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등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였지만 토론토로 행선지가 결정된 모습이다.
일본에선 불펜으로 많이 던졌지만 미국에선 선발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변수가 있다. 디애슬레틱은 ‘로드리게스는 선발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시즌 투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닝을 늘려야 한다. 후반기까지 선발로서 준비가 되지 않으면 불펜으로 갈 것이다’며 ‘만약 로드리게스가 선발로 안착하면 지난해 선발 평균자책점 3위였던 토론토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 두 번 강등되고, 오른쪽 어깨에 여러 차례 주사를 맞고 9월에 시즌을 마감한 알렉 마노아의 대안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토론토의 로드리게스 영입은 류현진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성격이 짙다. 1~4선발 케빈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크리스 배싯, 기쿠치 유세이가 안정적인 토론토는 5선발 자리에 물음표가 붙어있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이 FA로 풀린 류현진과 재결합 여지를 남겨놓았지만 진전된 소식이 없다. 로드리게스의 토론토행으로 류현진의 복귀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졌다. 1월 중순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의 거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