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채흥이 5선발 안착과 최고 구속 150km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2020년 데뷔 첫 두 자릿수 달성과 더불어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최채흥은 지난해 삼성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6월 상무 전역 후 선발진에 뒤늦게 합류했으나 15경기에서 1승 7패(평균자책점 6.68)에 그쳤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스타트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구속 향상을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은 최채흥은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의 드라이브 라인 훈련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드라이브 라인은 바이오 메카닉스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으로, 투수의 구속 증가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채흥은 “드라이브 라인 프로그램을 체험한 게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드라이브 라인을 통해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훈련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기간에 확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몸 자체가 다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 가동성 향상 등 부상 위험을 낮추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 겨울에 새로운 훈련도 많이 하는데 힘들긴 하지만 재미있고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채흥은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 도입에 대해 “아직 경험해 본 게 아니다 보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구위가 좋으면 타자가 못 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구위가 중요하다. (원)태인이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제구와 구위 모두 좋아야 평균자책점을 낮출 수 있다. 구위는 안 좋은데 제구만 좋으면 타자 입장에서 치기 더 좋다”고 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해 9월 28일 LG를 상대로 6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 쾌투를 뽐내며 시즌 첫 승을 장식한 기억을 떠올린 최채흥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면 화도 많이 나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올 겨울 준비하기 전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도 다르고 준비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고정 관념을 깨고 싶다고 밝힌 최채흥은 “예년과 달리 캠프에 가자마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확 느꼈다. 사람들에게 박혀 있는 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대학교 때 빠른 공을 던졌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메신저 알림말에 ‘crazy mode 150km!!!’라고 해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채흥은 또 “150km 던져야 하고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대학교 때 최고 149km까지 찍었다. 그때는 평균 구속도 되게 잘 나왔고 구위도 엄청 좋았는데 어디서 까먹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올 시즌 가장 많이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자 “‘공이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싶다”고 대답한 최채흥은 “기사로 보긴 했는데 5선발 경쟁에서 이겨서 제 자리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리를 잡게 되면 승수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승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채흥은 이어 “보통 캠프에 다녀오면 10가지 목표를 정해놓고 메모지에 써서 벽에 붙여둔다. 5선발과 최고 구속 150km. 그렇게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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