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성부터 남다르다. FA로 한화 유니폼을 새로 입은 안치홍(34)이 벌써 대전 사람으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빠른 팀 적응을 위해 대전으로 이사를 일찍 마쳤고, 한화 선수들과 홈구장에서 훈련도 같이 한다.
안치홍은 지난 11일부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운동하며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안치홍은 12월에 새로운 연고지 대전에 집을 마련하면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빨리 적응하고 싶어 대전에 일찍 왔다. 이사는 12월 중순에 짐만 옮겨놨다. 운동을 시작한 뒤 (가족을 두고) 혼자 내려와서 지내고 있다”며 “적응 단계에 있다. 스프링캠프가 끝나면 금방 시범경기이고, 시범경기가 끝나면 바로 시즌이다. (비시즌 훈련이) 짧은 기간이라도 적응을 해둬야 빠르게 이곳이 홈 그라운드라는 느낌이 올 것 같아서 빨리 왔다”고 밝혔다. 시즌 후 WBSC 프리미어12 대회가 열릴 예정이라 올해 KBO리그 시즌 개막은 3월23일로 일주일 앞당겨졌다.
그에 발 맞춰 안치홍의 준비도 빨라졌다. 12월부터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 캐치볼, 실내 배팅 훈련으로 꾸준히 몸을 만든 안치홍은 새 홈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선수들과 얼굴을 익히고 있다. 그동안 야구장에서 자주 봤던 선수들이지만 이제는 같은 팀이고, 한 곳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 2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때 어차피 만날 선수들이지만 비활동기간부터 함께 땀 흘리며 동료애를 싹 틔우고 있다.
안치홍은 “(채)은성이형, (장)시환이형, (주)현상이, (하)주석이 등과 같이 운동하고 있다. 특별한 얘기를 하는 것보다 서로 담소를 나누면서 친해지고 있다”며 “아직 많은 선수들을 만나지 않아 잘 모르겠다.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는 부분에 있어 스프링캠프부터 많이 기대가 된다”고 기대했다.
안치홍은 1차 FA 때 ‘모범생’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2020년 1월 KIA를 떠나 롯데와 2+2년 최대 56억원에 계약한 안치홍은 2021년 시즌 중 2년 연장 계약에 조기 합의하며 4년 계약 기간을 채웠다. 롯데에서 4년간 주전 2루수로 496경기를 뛰면서 타율 2할9푼2리(1751타수 511안타) 40홈런 257타점 187볼넷 210삼진 출루율 .364 장타율 .427 OPS .791로 활약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안치홍은 4년간 WAR 12.21을 기록했다. 이 기간 키움 김혜성(17.25)에 이어 2루수 중 WAR 2위로 공수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1~2번 테이블세터부터 3~5번 중심타선까지 어디에 갖다 놓아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타격 완성도가 높은 타자. 타선의 기복이 심한 한화로선 꾸준하게 제 몫을 할 수 있는 안치홍 같은 타자가 꼭 필요했다.
지난해 롯데에서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끈 안치홍은 고참 선수로서의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조용하지만 할 말을 할 때 하는 묵직함을 지녔고, 행동으로 먼저 모범이 되는 스타일이다. 성실함은 어릴 때부터 정평이 났다. 손혁 한화 단장도 “리더십이 검증된 선수다. 우리 팀 많은 젊은 선수들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안치홍의 가세로 기존 2루수 정은원, 문현빈에게도 큰 자극이 되면서 경쟁 체제가 구축됐다. 안치홍이 2루를 지키면 두 선수 모두 외야로 나가야 한다. 두 선수가 경쟁력을 보여주면 안치홍이 1루수, 지명타자 자리를 채은성과 분담할 수 있다. 문현빈도 “안치홍 선배님이 오셔서 너무 좋다. 작년에도 채은성 선배님이 안 계셨더라면 1군에 계속 있지 못했을 것이다. 마인드나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안치홍 선배님에게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도 “(주전 2루수) 경쟁도 자신 있다. 잘할 자신 있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안치홍도 팀을 먼저 앞세운다. 롯데에서 4년간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팀이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나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새해 목표는 팀 성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라면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며 건강하게 팀 성적을 내는 데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