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42)이 생애 첫 FA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2년 총액 22억원으로 전액 보장 조건에 계약을 완료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FA 투수 오승환과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계약금 10억원, 연봉은 각각 4억원·8억원으로 총액 22억원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오승환과 계약을 마친 이종열 삼성 단장은 “비로소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시종일관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 속에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고민하다 보니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최고의 팀 구성을 위한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주고 따라준 오승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고-단국대 출신으로 지난 2005년 삼성에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입단한 오승환은 2014~2019년(일본 한신 타이거즈,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해외 진출 기간 6년을 제외하면 2023년까지 KBO리그에서 13시즌 커리어를 모두 삼성에서만 보낸 원클럽맨이다.
이 기간 668경기(739⅔이닝) 41승24패400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2.06 탈삼진 816개로 삼성 뒷문을 지켰다. 역대 최다 6번의 세이브 1위(2005·2006·2008·2011·2012·2021년)와 함께 리그 최초 400세이브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47세이브 기록도 2006·2011년 두 차례 해냈다. 무엇보다 2005~2006년, 2011~2013년 삼성의 5차례 통합 우승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한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MVP도 두 차례(2005·2011년) 받았다.
삼성 왕조의 중심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징적인 존재. 잔류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보상선수가 필요 없는 C등급 FA이긴 하지만 전년도 연봉(14억원)으로 인해 이적시 보상금만 무려 21억원에 달하는 오승환이라 다른 팀들도 관심을 갖기 어려웠다. 불펜이 약해도 너무 약했던 삼성 역시 오승환이 꼭 필요했다. 일찌감치 양측 모두 잔류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샐러리캡 초과 위기인 삼성이 제안할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이었다.
지난 2019년 8월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오승환은 잔여 시즌 연봉 6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잔여 시즌 출장정지로 인한 미지급분으로 인해 실수령액은 절반에 그쳤다. 하지만 2020년 두 배 오른 12억원에 계약한 뒤 2021년 11억원, 2022년 16억원, 2023년 1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인센티브를 제외해도 4년간 평균 13억2500만원 고연봉을 유지했지만 이번 FA 계약으로 연봉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접점을 찾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지만 삼성은 총액 22억원을 보장하는 무옵션 계약으로 오승환에게 나름 예우를 했다. FA 시장에서 갈수록 옵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올 겨울 FA 계약 총액의 25.6%가 옵션으로 채워져 있다. 역대 FA 시장에서 옵션 비중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구단들은 이런저런 옵션으로 주렁주렁 달아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FA 계약자 15명 중 오승환만 유일하게 별도의 옵션이 없는 전액 보장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하다. 오승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으로 보면 된다.
또 하나, 40대 선수로는 역대 7번째 FA 계약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2006년 한화 투수 송진우가 40세 나이로 2년 14억원에 계약한 것이 최초로 2014년 LG 외야수 이병규가 40세에 3년 25억5000만원 계약을 따냈다. 이어 2016년에는 한화 포수 조인성이 41세의 나이로 2년 10억원으로 최고령 FA 계약 기록을 썼다.
같은 해 삼성 내야수 이승엽은 40세에 2년 36억원으로 40대 선수 역대 최고액 대우를 받았다. 이어 2018년 한화 투수 박정진이 42세에 2년 7억5000만원에 계약하면서 FA 최고령 기록을 바꿨다. 2019년에는 40세 LG 외야수 박용택이 2년 2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로부터 5년 만에 40대 FA 계약자로 오승환이 나왔다. 42세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 FA 계약인데 최고령 기록은 아깝게 놓쳤다. FA 계약 시점 기준으로 박정진은 만 41세7월17일이었고, 오승환은 만 41세6개월16일로 한 달가량 차이가 있다. 물론 계약 조건은 오승환이 3배 가까이 크다. 42세 FA로는 역대 최고 대우다.
앞서 40대 FA 계약자 6명은 모두 커리어 마지막 FA 계약이었다. FA 계약이 종료된 뒤 일반 선수 신분으로 2년 더 선수 생활을 한 송진우를 제외하고 5명은 FA 계약 종료와 함께 은퇴를 했다. 오승환에게도 앞으로 2년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스스로 종착역을 아직 정하진 않았다. 이번 FA 계약이 오승환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지, 아니면 2년 뒤 또 다른 계약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전준우(38) : 롯데 잔류, 4년 47억원(보장 40억원, 옵션 7억원)
안치홍(34) : 롯데→한화 이적, 4+2년 72억원(보장 47억, 옵션 25억) / 롯데에 보상금 10억원
고종욱(35) : KIA 잔류, 2년 5억원(보장 4억원, 옵션 1억원)
김재윤(34) : KT→삼성 이적, 4년 58억원(보장 48억원, 옵션 10억원) / KT에 보상선수 문용익, 보상금 3억6000만원
양석환(33) : 두산 잔류, 4+2년 78억원(보장 59억원, 옵션 19억원)
임찬규(32) : LG 잔류, 4년 50억원(보장 26억원, 옵션 24억원)
장민재(34) : 한화 잔류, 2+1년 8억원(보장 4억원, 옵션 4억원)
오지환(34) : LG 잔류, 6년 124억원(보장 100억원, 옵션 24억원)
함덕주(29) : LG 잔류, 4년 38억원(보장 20억원, 옵션 18억원)
김선빈(34) : KIA 잔류, 3년 30억원(보장 24억원, 옵션 6억원)
임창민(38) : 키움→삼성 이적, 2년 8억원(보장 7억원, 옵션 1억원) / 키움에 보상금 1억5000만원
김대우(36) : 삼성 잔류, 2년 4억원(보장 3억원, 옵션 1억원)
이지영(38) : 키움→SSG 사인&트레이드, 2년 4억원(보장 3억5000만원, 옵션 5000만원) / SSG 2억5000만원, 신인 3R 지명권 교환
김민식(35) : SSG 잔류, 2년 5억원(보장 4억원, 옵션 1억원)
오승환(42) : 삼성 잔류, 2년 22억원(보장 22억원, 무옵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