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성윤은 지난해 야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한 해를 보냈다.
전반기 5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7리(69타수 15안타) 7타점 11득점 6도루에 그쳤으나 후반기 들어 49경기에 나서 타율 3할5푼2리 (176타수 62안타) 2홈런 21타점 29득점 14도루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김성윤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올해 들어 야구에 눈을 떴다.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며 좋은 활약을 펼친 덕분에 팀 분위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수비, 주루는 원래부터 월등했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틈이 있으면 한 베이스씩 더 가려고 하는 모습이 팀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박진만 감독의 말이다.
김성윤은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지만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김성윤은 “시즌이 끝난 뒤 1주일 정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고 현재 1주일에 이틀 정도 쉬면서 꾸준히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년보다 좀 더 바빠진 느낌이다. 지난 시즌을 치르며 저 자신에게 부족한 게 많다는 걸 느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해야 할 게 하나둘씩 더 생기더라. 그래서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부터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하고 베이스 크기가 확대된다. 김성윤에겐 호재로 작용할 듯. 그는 “퓨처스리그에서도 로봇 심판을 경험해봤고 APBC 연습 경기할 때도 느낀 게 키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더라. 높은 공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 거 같다”고 했다. 또 “(베이스가 커져) 기대감을 가지고 있긴 한데 지난해 많은 도루를 기록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강명구 코치님과 상의해 올 시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윤은 “로봇 심판 도입과 베이스 크기 확대가 제게 유리한 부분이긴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지만 절박한 마음은 변함없다. “매년 마음가짐은 다를 바 없다. 항상 경쟁의 연속이다. 누구든 갑자기 주전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 기본적인 마인드는 작년과 동일하다.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 하는데 잘해야 한다는 마음만 강하면 결과가 안 좋아지니까 그런 마음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
지난해까지 함께 했던 호세 피렐라의 조언이 김성윤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야구는 삶의 일부분인데 야구가 잘 된다고 일상생활에서 기분 좋고 (야구가) 안 된다고 (일상생활에서) 기분 안 좋고 그런 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야구와 일상을 최대한 분리시키려고 노력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성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퓨처스팀 선수들도 '우리도 저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면 1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김성윤이 (퓨처스팀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동기부여를 잘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윤은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저야 말로 영광이다. 선수 개개인의 처한 상황과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무책임할 수 있다. 저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제가 큰 목표를 세워놓는 편은 아니다. 하루하루 작은 목표를 세워두고 목표와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김성윤은 “밖에 다닐 때 알아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조금씩 생겼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올 시즌에도 제가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