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도 실패한 MVP의 부활…방출 딛고 ‘편안한’ 고향에서 ‘FA 4수’에 성공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4.01.16 08: 40

 LG 유니폼이 주는 부담감에 짓눌렸을까. 고향 팀에서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되찾아 재기에 성공할까. 
지난해 11월말 LG에서 방출된 서건창이 친정팀 키움 대신 고향팀 KIA와 계약했다. KIA는 15일 "서건창과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 1억2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방출 이후 키움에서 먼저 연락이 왔지만, 서건창은 여러가지를 고려해 KIA와 계약을 결정했다. 
서건창은 지난 3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지난해는 과거 넥센(현 키움) 시절 스승이었던 염경엽 감독과 재회했지만 재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서건창(왼쪽)과 염경엽 LG 감독 / OSEN DB

서건창(왼쪽)과 염경엽 LG 감독 / OSEN DB

KIA 타이거즈 제공
2021년 7월말, LG는 고민거리인 2루수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키움과 트레이드로 서건창을 영입했다. LG는 선발 투수 정찬헌을 떠나보내고 서건창을 데려오는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하지만 '예비 FA' 시즌을 보내던 서건창은 LG 유니폼을 입고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1년 LG 이적 후 6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24타점에 그치면서 트레이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신청하지 않고 재수를 선택했다.
절치부심한 서건창은 2022시즌에도 부진과 부상으로 부진한 성적이었다. 77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2할2푼4리(219타수 49안타)를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 때문에 또다시 FA 신청을 하지 않았고, FA 삼수생이 됐다. 
2022년 11월초,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넥센에서 함께 뛰었던 애제자 서건창과 재회했다. 염 감독은 서건창의 부활을 자신했다. KBO리그 최초이자 유일한 '단일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한 서건창의 부진 이유로 자주 바뀌는 타격폼을 언급했다. 200안타를 쳤을 때의 과거 타격폼을 조언했다. 염경엽 감독이 넥센 사령탑(2013~2016) 시절, 서건창은 2014년 타율 3할7푼, 201안타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2021~2022년 부진에서 반등시킬 자신이 있었다. 
서건창 / OSEN DB
염 감독은 서건창을 2루수, 테이블세터로 중용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시범경기 타격 1위(타율 .362)에 오르며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자 상황이 달랐다. 서건창은 5월 중순까지 31경기에서 타율 2할7리(87타수 18안타) 12타점 14득점로 부진했고, 2루 수비에서도 잦은 실책을 기록했다.
5월 중순 서건창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군에서 타격과 수비에 자신감을 되찾고 복귀하도록 했다. 그런데 타이밍이 엇갈렸다. 서건창이 2군에 내려가자 김민성이 내야 유틸리티로 맹활약했다. 김민성이 지칠 즈음, 서건창은 2군에서 허리 부상으로 한 달 정도 공백이 있었다. 그 사이 신민재가 공수주에서 급성장하면서 2루수 자리를 차지했다. 서건창은 8월 한때 2군에서 3할대 타율로 타격감이 상승했지만 1군에서 신민재가 도루 1위를 달리는 등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었다. 
결국 서건창은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복귀했고, 대타로 간간이 출장했다. 서건창은 9월 이후 23경기에서 타율 1할7푼4리(23타수 4안타)에 그쳤다. LG에서 3번째 시즌은 타율 2할(110타수 22안타) OPS .542로 마쳤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서건창 / OSEN DB
시즌이 끝나고, 서건창은 LG 구단에 방출을 자청했다. LG에서 입지가 대폭 좁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팀을 찾기로 도전했다. 키움에 이어 KIA의 연락을 받은 서건창은 고심 끝에 KIA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출장 기회에서 키움 보다 KIA가 낫다. 키움은 골든글러브 2루수 김혜성,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최주환 등 2루수 자원이 많다. 키움은 베테랑 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 
KIA도 FA 재계약(3년 최대 30억원)한 김선빈이 주전 2루수로 있지만 나이, 잔부상 이력으로 풀타임 시즌을 뛰기는 쉽지 않다. 또 KIA 내야 백업 자원들의 타격이 대체로 약하다. 서건창은 KIA와 계약 발표 후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비시즌에 서건창이 광주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우리 쪽에서 몸상태를 체크했는데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한다. 최근 2년의 기록을 보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를 바꾸면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내야수들 가운데 젊고 커가는 과정의 선수들이 많다. 건창이에게 배우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야수 뎁스도 좋아지고 있어 그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포지션은 2루수도 되고 1루수도 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충분히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FA를 앞두고 트레이드, LG에서 세 시즌 내내 부진하며 FA 신청을 하지 못하고 실패했지만, 고향팀에서 다시 날아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서건창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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