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규시즌 5위에도 일부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두산 베어스가 ‘변화’를 외치며 2024시즌 재도약을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 고영섭 신임 대표이사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창단 기념식에서 “우리 두산이 변화의 기회를 거머쥐는 승자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구단을 떠난 전풍 대표이사의 후임자로 지난해 11월 30일 고영섭 사장을 선임했다. 고영섭 대표이사는 1987년 두산그룹 광고회사 오리콤에 입사, 2004년부터 대표를 맡아 20년 간 오리콤을 이끌었다.
고 대표이사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IT 박람회인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방문해 ‘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고 대표이사는 “잘 아시겠지만 CES는 미래 산업의 최첨단 기술이 공개되는 전시장이다. 전 세계 4000개 이상의 기업이 방문해 세상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험한다. 저 역시 그 치열한 생존의 격전장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라며 “당장 2024년 다가오는 프로야구의 변화가 떠올랐다. CES 2024 혁신 트렌드가 AI와 로보틱스이지만 이제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대표이사의 말대로 KBO리그는 갑진년 새해 유례없는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이미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에서 스피드업 효과를 본 피치클락이 전반기 시범 도입되고, 아직 메이저리그도 시도하지 못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전 세계 최초로 구심의 볼판정을 대신한다. 여기에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또한 KBO리그를 변화의 물결로 이끈다.
고 대표이사는 “그동안 심판의 고유 권한으로 여겨졌던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올 시즌부터 로봇 심판이 담당한다. 또한 한동안 유행했던 수비 시프트가 제한되고 후반기엔 피치클락도 도입될 예정이다”라며 “이처럼 2024년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해다. 다만 변화는 누구에게는 위기이지만 누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두산 베어스가 그 기회를 거머쥐는 승자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KBO리그의 트렌드를 선도했던 두산의 역사를 언급했다. 고 대표이사는 “사실 두산 베어스는 변화 앞에서 혁신에 익숙한 조직이다. 가장 먼저 2군 구장을 지었고, 최초로 어린이회원을 모집했으며, 전지훈련지 팬 참관단을 가장 먼저 시도했다. 우리 구단은 전통의 명문 구단이지만, 전통을 계승하는 데만 머물지 않고 늘 변화하고 도전했다”라고 전했다.
고 대표이사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저는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 2024년 우리 두산 베어스를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가장 전략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하는 구단으로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고 대표이사는 끝으로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변화하는 환경에 승자가 되도록 각자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준비하자. 이를 통해 2024년 우승을 향한 두산 베어스만의 성공방정식을 함께 만들어 가 보자. 감사하다”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고 대표이사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승엽 감독 또한 “나부터 변하겠다. 여러분들도 지난해 있었던 모든 일을 잊어버리고 2024년 대표이사님이 말씀하신 많은 변화 있는 야구 환경에 적응하셨으면 좋겠다. 적응하는 게 우리의 첫 목표다. 빨리 다른 팀보다 적응한다면 더 많은 승리를 올리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변화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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