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삼성 1군 타자들의 지도를 책임지게 된 이진영 코치는 “득점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영 코치는 군산상고를 졸업한 뒤 1999년 쌍방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SK, LG, KT 등에서 뛰었다. 1군 통산 2160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5리(6976타수 2125안타) 169홈런 979타점 979득점 112도루를 기록했다. 2018시즌을 마치고 KT에서 은퇴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비롯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가대표에서 뛰었고 '국민 우익수'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현역 은퇴 후 SK와 SSG 1군과 퓨처스팀 타격 코치를 맡았고 대표팀에서도 전력 분석 코치과 QC 코치를 역임했다.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진영 코치는 “어느 팀이든 타격 코치는 힘든 자리라고 생각한다. 매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팀이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팀내 젊고 가능성 높은 유망주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타격 코치를 맡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배영섭 코치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진영 코치는 또 “그동안 외부에서 바라봤던 모습과 구단에서 제공해 준 자료를 본 게 전부다. 어떻게 보면 자료는 참고 사항일 뿐”이라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박진만 감독님과 많이 상의해 팀이 좋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삼성 타자 가운데 김지찬(내야수), 김현준, 김성윤(이상 외야수)을 눈여겨봤던 그는 “지금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형 구장이지만 홈그라운드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진영 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팀 홈런이 88개(8위)였는데 좀 더 늘어나야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선수 개개인이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진영 코치는 “장타를 쳐야 하는 선수는 (장타를) 좀 더 칠 수 있게 하고 출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출루를 많이 할 수 있게 하는 게 코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진영 코치는 단점 보완보다 장점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스타일. 그는 “누구나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장점을 극대화해 단점을 보완하는 게 더 낫다. 장점을 살리기 위해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력분석 파트와 협업해 상대 팀의 장단점을 타자들이 잘 알 수 있게 하는 것도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성향에 맞춰 지도하겠다는 게 이진영 코치의 생각.
“선수들과 어느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신뢰 관계를 형성하느냐가 중요하다. 내성적인 선수가 있는 반면 외향적인 선수가 있을 거다. 코치가 아무리 좋은 어드바이스를 해주더라도 본인이 가진 게 강하면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건 당연하다. 다만 그 선수가 코칭을 필요로 할 때가 언제인지 지켜보고 도움을 주는 게 코치의 역할이다. 선수 스스로 안 좋고 힘들 때 어드바이스를 해야 귀가 열리고 마음이 움직인다”.
KBO는 올해부터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한다. 이에 이진영 코치는 “아직 경험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타자들도 초반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타석에서 어느 만큼 적극적으로 승부하느냐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게 타자인데 상대의 실투를 어느 만큼 좋은 타구로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방어적인 자세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게 타자에게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볼넷을 고르는 것도, 안타를 치는 것도 똑같은 출루다. (출루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해 득점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