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상태 많이 좋아져 모험 걸었다".
KIA 타이거즈가 15일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35)과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2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영입 이유로는 풍부한 경험을 갖춰 젊은 내야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 고향에서 심기일전해 부활에 도전하는 점, 실제로 몸상태도 많이 좋아졌다는 판단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영입비용이 저렴하다는 점도 꼽힌다.
작년 시즌을 마치면서 서건창이 FA 선언을 못하고 LG 트윈스에서 방출되자 영입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심재학 단장이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FA 김선빈의 잔류가 유력했기에 대안은 아니었다. 김선빈의 대안보다는 타격과 수비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내야 대체재로 유용하다는 판단이었다.
KIA는 내야 주전들이 빠지면 확실한 대체재가 없다는 점이 약점이었다. 2023시즌은 김규성, 최정용, 홍종표 등을 백업 내야수으로 활용했으나 타격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 2020 1라운드 지명내야수 박민이 전역하자 활용하기 위해 호주리그에 파견하기도 했다. 호주리그에서 14일 현재 125타석을 넘게 소화하며 2할2푼4리를 기록 중이다.
또 하나는 김선빈을 제외하고는 KIA 내야수들이 젊다. 서건창은 데뷔 17년째를 맞은 베테랑이다. 2008년 LG에 입단해 1년만에 방출됐으나 키움에 재입단해 각고의 노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4년 201안타를 터트리는 대역사도 세웠고 리그 MVP도 수상했다. 큰 경기에 출전도 많았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쌓은 경험치를 어린 내야수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
심재학 단장은 "워낙 성실한 친구이다. 비시즌 기간중에는 광주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우리 쪽에서 몸상태를 체크했는데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한다. 최근 2년의 기록을 보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위기를 바꾸면 어느 정도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모험을 걸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내야수들 가운데 젊고 커가는 과정의 선수들이 많다. 건창이는 루틴도 좋고 성실하다. 후배들과 경쟁 해야겠지만 건창이에게 배우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야수 뎁스도 좋아지고 있어 그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포지션은 2루수도 되고 1루수도 된다 비용측면에서도 충분히 투자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 년동안 극심한 부진에 빠진 서건창도 KIA에서 능력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타율 3할을 기록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LG로 돌아갔으나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올해는 44경기 126타석 타율 2할에 그쳤다. 겨우내 착실한 훈련으로 몸도 잘 만들었다. KIA도 올해는 타팀의 경계를 받을 정도로 투타 전력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건창이 고향에서 부활에 성공한다면 최고의 보강 전력이 될 수도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