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포수 김범석은 스프링캠프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호준 퀄리티컨트롤(QC) 코치와 박경완 배터리 코치에게 김범석을 전담시켜 성장시킬 계획이다.
김범석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7순위)로 지명받고 LG에 입단했다. 지난해 신인 때는 고교 3학년 때 다쳤던 어깨 재활을 하느라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올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치러지는 스프링캠프에 처음 참가한다.
김범석은 경남고 3학년 때 나무배트를 사용한 이후 고교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LG가 큰 기대를 갖고 지명했고, 1년 동안 애지중지 관리해왔다.
김범석은 지난해 어깨 관리를 위해 퓨처스리그에서 지명타자로만 출장했다. 포수로는 뛰지 않고, 타격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대형 홈런포를 터뜨리며 MVP를 수상했다.
6월에 잠시 1군 경험 차원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10월에 다시 콜업돼 1군에서는 10경기만 출장했다. 타율 1할1푼1리(27타수 3안타)로 낮았지만, 잠실구장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퓨처스리그에서는 58경기 타율 2할8푼6리(196타수 56안타) 6홈런 31타점 OPS .789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훈련 기간에 김범석에게 포수 훈련을 시켰고, 3번째 포수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전격 포함시켰다. 김범석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대타로 나와 안타를 때렸다.
김범석은 올 시즌 포수로 본격적으로 출장할 준비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김범석에게 일주일에 한 경기 포수로 선발 출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LG 포수진은 주전 박동원, 베테랑 백업 허도환이 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을 관리하고 김범석을 육성해야 한다. 박동원이 경기 후반(8~9회)에 쉴 때는 허도환이 맡고, 박동원이 한 경기 휴식일 때는 김범석이 선발로 나가서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전이 쉬고 (백업이) 일주일에 1경기 나가는 것을 허도환이 아닌 김범석에게 주고 싶다. 잘 하라고 내보내는 것 보다는 2~3년 후를 위한 준비, 투자다”라고 덧붙였다.
김범석이 타격 재능도 있고, 어깨도 완전히 괜찮아져 포수 역할도 문제없다. 포수로서 괜찮은 수비와 송구 등은 박경완 배터리 코치에 달렸다.
염 감독은 “박경완 코치가 범석이의 수비를 얼마만큼 싸울 수 있게 만드느냐에 따라 시즌 때 새로운 카드가 된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서 범석이가 포수로서 어느 정도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범석이를 ‘백업 주전’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까지 타격코치였다가 올해 QC 코치가 된 이호준 코치가 스프링캠프에서 김범석을 1대1 맨투맨으로 가르친다. 타격 등 야구 기술 뿐만 아니라 식습관 등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한다.
이호준 코치는 “감독님께서 캠프 시작부터 범석이의 1대1 멘토를 맡아달라고 하셨다”며 “첫 번째는 살 빼기”라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범석이가 기본적으로 식사량이 많다. 3분의 1로 줄였다고 하는데도 일반인의 정상 식사량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호준 코치는 “범석이와 매일 붙어 있어야겠다. 식사도 같이 하고, 방도 같이 쓸까도 생각 중이다. 캠프 끝나고 범석이 몸이 지금 그대로면 안 된다”며 함께 다이어트를 할 각오까지 보였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