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라이벌로 이름을 날렸던 후지나미 신타로(30)가 메이저리그에서 FA 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다.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부터 160km 강속구를 던지며 오타니의 라이벌이자 일본야구의 미래로 불렸던 선수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통산 189경기 57승 54패 평균자책점 3.41을 남겼고, 2022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결과 작년 1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1년 325만 달러(약 42억 원)에 계약했다.
후지나미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오클랜드의 애물단지였다. 100마일(약 160km)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제구 난조로 인해 메이저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34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8.57의 부진을 겪었다. 49⅓이닝 동안 볼넷 31개를 내줬고, WHIP도 1.66에 달했다. 당시 일부 미국 언론은 “이런 선수가 어떻게 메이저리그에 왔는가”라고 비아냥댔다.
후지나미는 작년 7월 트레이드 이적을 커리어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적응한 것. 후지나미는 제구 되는 강속구를 앞세워 승리조 보직을 꿰찬 뒤 28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88의 반전투를 펼쳤다. 후지나미는 볼티모어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제패에 힘을 보태며 오타니보다 먼저 가을야구를 밟는 기쁨까지 않았다.
그러나 후지나미의 메이저리그 첫해 기록은 성공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볼티모어에서 반전을 이뤄냈다고는 하나 평균자책점이 4점대 후반이었고, 오클랜드 시절 최악의 기록으로 인해 64경기 7승 8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7.18의 아쉬운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에서도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지 못하며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1년 계약이 만료된 후지나미는 다시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잔류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재 후지나미의 두 번째 계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마쓰이 유키와 고우석(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놓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연결이 되기도 했지만 구단의 공식 입장이 아닌 현지 언론의 영입 제안이었다. 그 외 불펜 보강이 필요한 다른 구단들 또한 후지나미의 영입에 큰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일본 선수들은 2023-2024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기존 메이저리거인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 마에다 겐타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향했고, 새롭게 빅리그 문을 두드린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 마쓰이 유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마나가 쇼타는 시카고 컵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오타니는 7억 달러, 야마모토는 3억2500만 달러의 특급 대우를 받았다. 여기에 우와사와 나오유키 또한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하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현재 친정 한신의 2군 시설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새 팀을 알아보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후지나미는 지난 시즌 미국에서 7승을 거뒀지만 메이저리그 내 일본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후지나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