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한 전미르(19)는 투타 양쪽에 남다른 재능을 지녔다. 188cm, 95kg으로 떡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하체를 갖춘 그는 운동 능력을 타고났다. 경북고 시절 마운드에서 150km 강속구를, 타석에선 파워풀한 스윙으로 장타력을 뽐내며 투타를 넘나들었다.
3학년이었던 지난해 전민르는 투수로 18경기에서 67⅔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1.32 탈삼진 54개로 위력을 떨쳤다. 사사구는 23개로 9이닝당 3.1개로 준수했다. 타자로도 27경기 타율 3할4푼6리(81타수 28안타) 3홈런 32타점 33사사구 13삼진 OPS 1.032로 맹타를 휘둘렀다. 고교야구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였다.
지난해 7월 청룡기에서 경북고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를 차지, 주가를 크게 높인 전미르는 롯데에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됐다. 드래프트 당시 성민규 전 롯데 단장은 “경북고 투수 겸 타자”라고 전미르를 호명했다. 단장과 감독이 모두 바뀌었지만 11월 마무리캠프 때 합류한 전미르는 투타 양쪽에서 움직였다. 훈련 때 투수조, 야수조를 오간 전미르는 교육리그, 자체 청백전에서 투타겸업으로 실전 테스트도 받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수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하니까 시키고 있다. 본인이 느껴봐야 한다”며 “투수로는 커맨드가 생각보다 좋다. 기대 이상이다. 타격은 힘이 타고났지만 공을 따라가는 부분이 거칠다. 타격 때 움직임이 크고, 힘 전달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수비 포지션도 관건이다”고 평가했다. 타자보다는 투수 쪽에 무게를 둔 평가. 마무리캠프 막판 김 감독은 “투수로는 지금 당장 1군에서도 쓸 수 있을 정도”라고 높은 기대치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9일 KBO 신인 교육 때 만난 전미르는 “투타 모두 운동하고 있지만 투수 쪽 비중이 더 크다. 캐치볼이랑 무거운 공을 던지는 드라이브라인 운동을 하고 있다”며 “타격 훈련도 하고 있다. 내게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투타 모두 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다. 주변에서도 계속 해보라고 응원해주신다. 시켜주시면 가능하다”고 투타겸업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시리즈 우승 3회에 빛나는 ‘명장’ 김태형 감독이 투수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전미르는 아직 ‘이도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카리스마가 강하기로 소문난 김 감독에게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을 만큼 투타겸업에 대한 전미르의 의지와 소신이 강하다. 스프링캠프 때까지 투타겸업을 이어가면서 향후 포지션 방향을 정할 듯하다.
전미르는 “김태형 감독님을 마무리캠프 때 처음 뵀는데 포스가 엄청나셨다. 괜히 한국시리즈 우승을 여러 번 하신 게 아닌 것 같다”며 “형들이 지나가며 해주시는 말씀도 귀담아 듣고 있다. (김)진욱이형은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고, (진)승현이형은 유일하게 먼저 장난일 칠 수 있는 형이라 편하게 해주신다. 박세웅 선배님은 아직 제대로 얘기를 나눠보지 못했는데 엄청난 선배님이다. 어떻게 그렇게 잘 던지시는지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대화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