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독립 야구단 운영진이 프로 구단 입단을 추천해주는 대가로 선수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충주경찰서는 최근 모 독립야구단 이사 A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2022년 독립야구단 선수 B 씨에게 평소 친분이 있는 지방 모 구단 감독에게 돈을 전달하면 육성 선수로 입단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총 6000여 만 원을 받아 간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A 씨가 프로 구단 관계자들에게 줄 돈과 감독과의 골프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시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프로 구단에 입단하지 못했고 결국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A 씨가 평소 친분이 있다고 주장한 지방 모 구단 감독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독립 야구단 임원의 개인 일탈로 끝날지 프로야구계까지 번질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프로 구단 입단을 목표로 열심히 땀 흘리는 선수들만 애꿎은 불똥에 피해를 보게 됐다.
최근 들어 독립 야구단 출신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진출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독립 야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한 줄기 희망이 생기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프로 스카우트들이 독립 야구단 출신 선수를 영입하는 게 조심스러워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스카우트 파트에서 선수의 잠재 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보고 영입하더라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 논란의 여지를 아예 만들지 않기 위해 독립 야구단 선수 영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넥센, NC, 롯데에서 뛰면서 1군 통산 31승 29패 2세이브 48홀드(평균자책점 5.07)를 거둔 좌완 강리호는 경기도 독립리그에서 활약 중인 일부 타자들의 능력이 퓨처스팀에서도 통할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운 좋게 좋은 감독님을 만나 독립 야구단(가평 웨일스)에서 3개월 정도 선발로 던지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건 투수와 수비는 좀 더 보완해야 하지만 타격만 놓고 보면 프로 2군 못지않게 수준이 높았다"고 했다.
강리호는 이어 "연천, 파주 타자들은 대부분 1.5군 실력이었고 그중 몇 명은 1군급도 있다고 느꼈다. 독립리그 선수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도 프로의 꿈을 가지고 절박함으로 야구를 하고 있었다"면서 "독립리그에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독립리그가 좀 더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고 리그가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삼성 김동진(내야수)은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다. 독립 야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프로 무대 진출을 꿈꾸며 열심히 땀 흘리는 독립 야구단 소속 선수들은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해야 하는 이 시점에 예상치 못한 악재로 동기 부여를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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