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선수다. 1985년생 강민호는 체력 부담과 부상 위험이 큰 포수로서 지난해 125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434타수 126안타) 16홈런 77타점 60득점 6도루를 기록했다.
최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강민호는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팬들께서 열심히 응원해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 "개인적으로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쳤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잘 준비해 작년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민호에게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고 하자 "불과 재작년만 하더라도 에이징 커브가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 작년에는 회춘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역시 성적과 비례한다고 본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3년생 최형우는 KIA와 1+1년 총액 22억 원(연봉 20억 원, 옵션 2억 원)의 조건에 역대 최고령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강민호는 "KBO리그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데 형우 형이 계약하는 걸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 야구 선배로서 좋은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존경한다. 저도 잘 따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2233경기를 소화하며 포수 최다 경기 기록을 작성한 그는 "제가 지금껏 해왔던 포지션이기에 애착이 간다. 안 아파야 하니까 몸 관리와 부상 예방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강민호는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의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 경신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이에 "굉장히 큰 훈장과도 같다. 힘든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최다 경기 출장 기록에 도전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오프 시즌 들어 약점 지우기에 한창이다. 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한 데 이어 내부 FA 대상인 김대우를 잔류시켰다. 또 2차 드래프트에서 최성훈과 양현을 데려와 계투진 보강을 꾀했다.
강민호는 "분명히 팀에 전력 상승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내내 불펜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제 보강이 됐으니 더 이상 변명거리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베이스 러닝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세운 강민호. 그는 "경기할 때 보다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1점이라도 더 짜내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제가 한 시즌에 도루 20개씩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한 베이스라도 더 가서 득점 확률을 높이고 싶었다. 박진만 감독님께서 추구하는 야구도 상대가 방심할 때 허를 찌를 수 있는 거다. 몸 상태가 된다면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오는 15일 팀 후배 김도환(포수)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갈 예정이다. 강민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흔히 말하는 수치상 목표는 없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큰 목표는 가을 야구에 만족하지 않고 가장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거다. 꼭 이루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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