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믿기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오퍼를 거절하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택한 일본인 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30)의 선택이 흥미롭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일본인 우완 투수 우와사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계약. 지난해 11월28일 포스팅을 신청한 우와사와는 계약 마감일에야 행선지를 결정했다.
우와사와는 구단을 통해 “탬파베이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며 “투수 육성 성공의 풍부한 역사에 이끌려 탬파베이에서 뛰기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 달러),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4년 5300만 달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 등 일본프로야구 투수들이 좋은 조건으로 빅리그에 입성한 반면 우와사와는 마이너 계약으로 박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우와사와에게 메이저 계약을 제시한 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우와사와는 여러 구단의 메이저 계약을 거절하고 탬파베이와 마이너 계약을 택했다’며 ‘메이저리그 승격시 연봉이 상승하는 스플릿 계약이다. 승격시 최저 연봉 74만 달러가 아니라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쳐 총 35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이다’고 전했다.
실제 포스팅 초반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우와사와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팀들이 제시한 조건은 알 수 없지만 메이저 계약을 거부할 만큼 우와사와는 탬파베이 구단에 매력을 느꼈다. 스몰마켓 팀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탬파베이는 여러 포지션을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중용하며 다양한 수비 시프트와 선발 오프너 같은 데이터 기반 야구로 리그 트렌드를 선도했다.
투수 육성에도 일가견 있는 팀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한 피칭 디자인도 탬파베이가 시초였다. 2012년 데이비드 프라이스, 2018년 블레이크 스넬 등 2명의 사이영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팀 평균자책점 5위 안에 계속 들었다. 10위권 밖으로 벗어난 건 2015년(11위)이 마지막이다.
투수 육성에 있어 LA 다저스와 함께 리그 최고로 꼽히는 팀이고, 그 점이 우와사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셰인 맥클라나한, 드류 라스무센, 제프리 스프링스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타일러 글래스노우마저 다저스로 트레이드한 탬파베이는 현재 잭 에플린, 애런 시베일을 빼면 믿을 만한 선발이 없다. 우와사와가 스프링캠프 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충분히 선발 경쟁을 할 만한 상황이다.
187cm 88kg의 우완 투수 우와사와는 지난 2014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9시즌 통산 173경기(1118⅓이닝) 70승6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9 탈삼진 913개를 기록했다. 2018년 11승, 2021년 12승으로 두 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24경기(170이닝) 9승9패 평균자책점 2.96 탈삼진 124개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선발로 꾸준한 성적을 거뒀지만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지난해 최고 151km, 평균 145.3km로 메이저리그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 점이 좋은 계약을 따내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안정된 제구와 커맨드에 포크볼, 너클커브,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다. 투수 육성에 능한 탬파베이로 들어간 우와사와가 마이너 계약의 불리함을 딛고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