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이지영(38)을 트레이드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키움은 12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춘 이지영과 계약기간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5천만원, 옵션 5천만원)에 FA계약을 체결한 뒤 SSG와 현금 2억5000만원,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지영은 KBO리그 통산 1270경기 타율 2할8푼(3368타수 942안타) 16홈런 368타점 OPS .654을 기록한 베테랑 포수다. 2008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했고 2019년 키움, 삼성, SK(현 SSG)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3월 개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국가대표로 나섰고 리그에서는 81경기 타율 2할4푼9리(217타수 54안타) 8타점 OPS .586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FA 시장에 나왔다.
B등급 FA 선수인 이지영은 FA 보상 규정(FA 보상금(연봉100%)과 보호선수 25인 외 FA 보상선수 한 명) 때문에 해가 넘어가도록 새로운 팀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키움과 SSG가 사인앤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마침내 소속팀을 찾았다.
5년 동안 함께한 베테랑 포수를 떠나보낸 키움 고형욱 단장은 “선수를 떠나보낼 때는 늘 아쉽다. 그렇지만 우리는 좀 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팀이다. 우리도 양보를 하고 SSG도 양보를 해서 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이지영이 SSG에서도 건강하게 좋은 활약을 하기를 바란다”라고 SSG로 향하는 이지영을 응원했다.
키움을 떠나게 된 이지영도 “5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떠나는 것이 아쉽다. 그 살아 덕분에 내가 키움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팬분들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야구장에서 볼 수 있으니까 다른 팀에 있더라고 야구장에서 팬분들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라고 그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지영이 떠나면서 키움의 주전포수 자리는 김동헌, 김시앙, 김재현 등 3명의 포수가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김동헌은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12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특급 포수 유망주다. 지난해 102경기 타율 2할4푼2리(211타수 51안타) 2홈런 17타점 OPS .631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데뷔 시즌을 보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국가대표로 나서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시앙은 지난해 33경기 타율 2할2푼4리(76타수 17안타) 7타점 OPS .517을 기록했다. 시즌 최종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8월에는 14경기 타율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 5타점 OPS .94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때 활약으로 ‘앙의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경험에서는 김재현이 가장 앞선다. 2012년 키움에 입단해 KBO리그 통산 408경기 타율 2할1푼(563타수 118안타) 7홈런 55타점 OPS .552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8경기 타율 1할1푼1리(9타수 1안타) OPS .222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고형욱 단장은 “포수는 3파전이 될 것 같다. 김동헌쪽으로 기운다기 보다는 김시앙과의 경쟁을 통해 더 경쟁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주전포수를 차지할 것이다. 김재현도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시앙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은 재활을 마쳤고 간단하게 캐치볼을 하고 있는 상태다.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키움은 지난해 신인 지명권 3장을 모으면서 3라운드까지 무려 6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이번 겨울에도 이지영 트레이드를 통해 신인 지명권을 확보한 고형욱 단장은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 내년에 좋은 유망주들이 많다. 미래를 생각하며 유망주들을 모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이번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주환 등 베테랑 선수도 들어왔다”라고 말한 고형욱 단장은 “우리가 약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재작년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신구조화를 잘 맞춰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