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의 트레이드 루머가 거듭 나오고 있는 올 겨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팬들이 동요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최소한의 지출로 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5월부터 중계권 계약 파기 등으로 자금난에 시달렸다. 대형 계약들을 연거푸 맺으면서 자금 유동성에 한계가 왔다. 그런데 중계권료마저 제때 받지 못하니 돈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 9월에는 5000만 달러의 긴급 대출을 받기도 했다.
지난 비시즌 동안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 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5000만 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 달러) 등과 연거푸 장기계약을 맺었다. 앞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 조 머스그로브(5년 1억 달러) 등 지난 2년 간 샌디에이고는 폭풍처럼 돈을 썼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샌디에이고는 올 겨울 고액 연봉자들을 내보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연봉조정으로 3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시켰다. 베테랑 지명타자 자원 맷 카펜터 역시 550만 달러 연봉을 받는데 150만 달러를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 시켰다. 불펜 자원 팀 힐은 논텐더로 풀렸고 스캇 발로우도 트레이드 시켰다.
블레이크 스넬, 조쉬 헤이더, 닉 마르티네스, 마이클 와카, 세스 루고 등 투수진의 주요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과도 이별 수순을 밟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신시내티 레즈와 2년 26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떠났고 마이클 와카는 2년 3200만 달러, 세스 루고는 3년 4500만 달러의 계약으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함께 둥지를 틀었다. 스넬과 헤이더는 현재 시장의 최대어급 선수들로 샌디에이고를 떠나는 게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력을 유지시켜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렇기에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 고우석(2년 450만 달러) 등 해외 시장에서 비교적 저렴한 투수들을 영입하면서 투수진의 공백을 채워나갔다. 그럼에도 아직 전력 보강이 필요한 곳들이 있다.
돈을 쓸 수 없으면 결국 선수 트레이드가 해답이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상황에서 김하성은 최고의 트레이드 카드다.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예비 FA이고 또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현재 가치가 가장 높다. 내야진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원하는 최고의 매물이다. 트레이드 논의가 겨울 내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현지 팬들도 김하성의 트레이드 여부가 관심이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을 트레이드 하는 것이 로스터의 남은 구멍을 메울 수 있는 최선의 기회인가요?”라는 한 팬의 질문에 린 기자는 “그런 것 같다. 이번 오프시즌 가장 폭넓은 관심을 모은 트레이드 후보가 김하성이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FA 자격을 9개월 남겨두고 있고 샌디에이고는 연장 계약하는데 필요한 돈을 마련할 것 같지 않다”라며 “유망주 잭슨 메릴이 준비가 되면 내야 어딘가에서 김하성을 저렴하게 대체할 수 있다”라면서 김하성과의 연장 계약 가능성에 물음표를 띄웠다. 김하성은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면서 4년 2800만 달러의 보장 계약을 맺었다.
린 기자는 “후안 소토, 스캇 발로우를 통제 가능한 자원들로 트레이드한 뒤 김하성에게도 유사한 움직임이 있었다”라면서 “골드글러브 수비와 저렴한 2024년 연봉 때문에 소토를 진지하게 고려했던 소수의 팀보다 더 많은 팀들의 관심을 끌었다”라며 김하성의 관심이 컸다는 것을 설명했다.
린 기자는 “샌디에이고는 2024년에도 경쟁력을 갖추길 원하며 김하성은 800만 달러 연봉으로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로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 볼 것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어느 단장 못지않게 창의적이지만 김하성을 지키면서 예산 내에서 최소 2명의 외야수와 1명 이상의 선발투수를 영입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고 트레이드 불씨를 남겨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지난달 윈터미팅 이전에 샌디에이고 한 관계자는 김하성의 대가에 대해 “선을 훨씬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웬만한 대가로는 트레이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린 기자는 “샌디에이고의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3월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인 개막전 이전에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만약 김하성을 트레이드 하지 않으면 연장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리고 연장계약 예상치로 최대 7년 1억5000만 달러를 예상했다. 이 예상이 현실이 된다면 지난 2013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3000만 달러를 뛰어넘는 한국인 선수 역대 최고액 계약이 될 수 있다.
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면 샌디에이고와 연장 계약 가능성이 생긴다. 이에 대해 린 기자는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 첫 골드글러브를 받고 시카고 컵스와 7년 1억7700만 달러에 계약할 때 나이가 29세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주로 2루수로 뛰는 트레버 스토리가 6년 1억4000만달러에 계약할 때도 29세였다. 두 중앙 내야수 모두 김하성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공격에서도 더 높은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최근 FA 계약을 두 선수가 김하성과 그의 에이전트에게 대략적인 기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 여론에 팬들은 부정적이다. 그리고 동요하고 있다. 김하성이 지난 3시즌 동안 보여준 화려하면서 안정적인 수비, 그리고 누상에서의 허슬플레이 등 헌신적인 모습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슈퍼스타들 사이에서 인정 받는 인기스타가 됐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인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김하성은 지난 몇 시즌 동안 팬들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전염성이 강하고 모든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라며 현재 김하성의 인기를 설명했다. 그렇기에 트레이드 논의는 팬들의 많은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계정은 ‘샌디에이고 한국에서 경기할 때 MLB이자 구단의 홍보대사다. 또 샌디에이고의 가장 인기있는 선수 중 한 명을 트레이드 하는 것은 팬들의 뺨을 때리는 행위일 것이다. 이번 시즌에 트레이드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크로넨워스를 좋아하는 만큼 김하성에게도 연장계약을 줬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하성과 일찌감치 연장계약을 맺지 않은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