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25)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메이저리그 한국인선수 단일시즌 도루 기록을 두고 또 한 번 자웅을 겨룬다.
배지환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인터뷰에서 “이제 책임질 사람이 한 명 늘었다. 그런 책임감이 야구장에서 보여줄 모습에 반영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한 번 풀시즌을 뛰어봤으니까 그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지환은 4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2022년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21경기 타율 2할4푼(367타수 88안타) 2홈런 38타점 59득점 27도루 OPS .628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루수와 중견수로 활약하며 111경기 타율 2할3푼1리(334타수 77안타) 2홈런 32타점 54득점 24도루 OPS .608을 기록하며 거의 풀시즌을 빅리그에서 보냈다.
배지환은 6월까지 20도루를 기록하며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고 4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렇지만 24도루를 기록하며 이전 메이저리그 한국인선수 단일시즌 도루 기록인 2010년 추신수(SSG)의 22도루를 넘어섰다.
하지만 배지환은 새로운 한국인선수 최다 기록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김하성이 도루에서도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를 기록한 김하성은 추신수의 기록을 크게 넘어서 한국인선수 도루 기록을 새로 썼다.
배지환과 김하성은 올해도 치열한 스피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해 피치 클락 도입, 베이스 확대, 투수 견제 횟수 제한 등 도루에 좋은 환경으로 규정이 개정된 것에 이어서 올해도 1루 주로가 확대되는 주자 친화적으로 규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배지환은 “나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아서 좋다. 유익하게 써야한다. 내 최대 장점이 스피드니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도루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이 뛰어보고 싶다. 나도 언젠가는 50도루, 60도루를 뛰어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도루 경쟁에서는 아무래도 김하성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스피드 자체는 배지환이 김하성보다 빠르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배지환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시속 32.6km로 메이저리그 상위 3% 안에 들어간다. 김하성도 시속 31.3km로 메이저리그 상위 21% 안에 들어가지만 배지환만큼 빠르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주전선수로 자리를 잡은 김하성은 타석수와 출루수가 배지환을 압도한다. 김하성은 지난해 626타석 218출루로 배지환(371타석 109출루)의 2배를 기록했다. 배지환이 출루율을 더 끌어올리거나 타석수를 늘리지 못하면 김하성의 출루 횟수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배지환은 “2루수든, 중견수든, 어떤 포지션이든 포수가 아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최소한의 공격력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루키로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그런 것도 없으니까 공수주 다방면에서 내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한다. 같은 한국인선수들이 많아지는 것이 너무 반갑다. 내가 마이너리그에 내려가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나도 함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라며 올해 좋은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