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몇몇 선수들과 구단들이 스프링캠프의 시간을 조금 일찍 당기고 있는데 롯데 자이언츠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는 오는 31일부터 미국령 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괌을 찾는다. 날씨 자체는 무덥고 쾌청하다. 이따금씩 스콜이 뿌리기도 하지만 훈련에 지장을 줄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스프링캠프 본진 출발에 앞서서 12명의 선수들이 선발대로 먼저 떠난다. 지난해에도 김원중 나균안 윤성빈 최준용 진승현 이민석 등의 투수조에 노진혁 김민수 한태양 등의 야수들이 참가했다. 무려 24명의 야수들이 먼저 괌에 입국해서 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올해도 괌 선발대가 떠난다. 하지만 이번 명단에는 투수조만 포함되어 있다. 진해수 김원중 구승민 이인복 박진형 나균안 김도규 최이준 박진 우강훈 이민석 전미르까지 총 12명이다.
투수조에서 눈에 띄는 이름은 지난해 11월 27일, LG에 2025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진해수(38). 통산 152홀드를 기록 중인 진해수는 고향팀으로 돌아온 첫 시즌, 일찌감치 캠프를 떠나서 의기투합을 하려고 한다. 진해수는 지난해 19경기 14⅔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기회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차출 등으로 남들보다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해야 했던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괌 선발대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괌 스프링캠프가 아닌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 합류했던 구승민도 이번에는 따뜻한 괌으로 이동해서 몸을 만든다. 아울러 팔꿈치 부상에서 재활 중인 이민석,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한 뒤 상동에서 몸을 만들고 있던 박진형 역시 일찌감치 괌 선발대로 이동한다.
또한 투타겸업에 도전하는 전미르도 캠프 선발대에 먼저 합류한다. 투수조들과 함께 하는 떠나는만큼 구단이 투수 전미르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마무리캠프에서는 투수와 타자 모두 훈련을 했고 자체 청백전에서도 투타겸업을 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캠프 기간 내내 전미르에 대해 “커맨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기대 이상이다”라면서 “투수로는 당장 1군에서도 쓸 수 있을 정도”라며 호평을 내렸다. 다만 타자에 대해서는 ”공을 따라가는 부분들이 거칠다. 힘은 타고났고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지만 타격에서 움직임이 크고 전달이 잘 안되는 느낌이다. 수비 포지션도 관건”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투수 전미르에 좀 더 합격점을 주고 있고 구단의 육성 방향도 투수 쪽으로 모아지는 듯한 모양새다.
2020년 호주 애들레이드 캠프 당시 조금 먼저 캠프를 시작했던 구승민의 경우 “2020년에 호주로 먼저 갔었는데 따뜻한 곳에서 먼저 훈련을 하니까 나쁘지 않더라”라고 설명했다. 구승민은 2019년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고 재활 막판에 접어 들면서 호주에서 좀 더 빨리 몸을 만들었다. 결국 2020시즌 57경기 5승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만들었다.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등 기대를 모았고 롯데가 키워야 하는 자원이다. 이민석의 성공적인 재활과 복귀에 향후 롯데 마운드의 10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구승민의 사례에 비추어 더 따뜻한 곳에서 조금 일찍 몸을 만드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캠프 선발대 명단에는 타자가 없다. 지난해 선발대로 먼저 출국했던 노진혁은 이번 캠프에는 선발대에 합류하지 않는다. 타자들 대다수가 오는 31일 선수단 본진과 함께 출발할 전망. 코칭스태프나 다른 선수들 없이 일찌감치 개인훈련을 진행하기에는 훈련 효율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현재 사직구장과 창원을 오가면서 훈련 중인 그는 “투수들은 따뜻한 곳에서 운동을 하면 더 괜찮은데 타자들은 무조건 방망이를 더 칠 수 있는 곳에서 훈련을 해야 한다. 지금 야구장에서 타격을 좀 더 하고 캠프를 떠나는 게 타자들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