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광현이 한화에…등번호도 29번, 고칠 게 없는 슈퍼루키 "신인왕 도전해야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1.10 06: 40

“좋은 번호라서 달고 싶었다.”
2024년 KBO리그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19·한화)의 등번호가 결정됐다. 좌완 투수에게 잘 어울리는 번호, 바로 29번이다. KBO리그에서 29번을 쓰는 대표적인 선수는 현역 최고 좌완 투수 김광현(36·SSG). 황준서에게 거는 한화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장충고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황준서는 3학년이 된 지난해 4월 최고 구속을 150km까지 끌어올리며 폭풍 성장세를 이어갔다. 187cm 큰 키에 마르고 길쭉한 체형, 경쾌한 키킹과 높은 타점에서 공을 채는 동작까지 여러 가지로 김광현과 비슷하다. 

9일 오전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 ‘2024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열렸다.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한화 황준서가 휴식시간에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4.01.09 / rumi@osen.co.kr

한화 황준서가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자체 청백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고교 2학년 때 황준서는 자신의 롤 모델로 김광현을 꼽으며 “투구폼이 정말 역동적이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드는 투수”라고 경외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3학년 때 등번호 15번을 쓴 황준서이지만 프로에서 운명처럼 29번을 받았다. 그는 “29번은 김광현 선배님도 있고, 좋은 번호라 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구단에서 원하는 번호를 조사를 할 때 1순위로 29번을 적었는데 운 좋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9번을 사용한 우완 투수 박준영이 군입대를 하면서 번호가 비었고, 황준서가 새로운 주인이 됐다. 
한화 황준서가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자체 청백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황준서가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 튜빙 운동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전체 1순위답게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 일찌감치 한화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투수 전문가’ 최원호 한화 감독은 “제구력이 안정적이고, 변화구도 괜찮아 보인다. 충분히 기존 선발들과 경쟁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2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과감하게 경쟁을 붙인다. 팀에 부족한 좌완 선발이라는 점에서 황준서에게 메리트가 있다. 
박승민 한화 투수코치도 “전체 1순위답게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딱히 (문제점을) 말해줄 게 없다. 본인이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지 않는 이상 지금 이대로 계속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투구 완성도가 높은 투수”라고 높게 평가하며 “어떤 메커니즘보다 144경기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피지컬을 보완하고, 매주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만 갖추면 충분히 선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부드러운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을 과시한 황준서는 프로 레벨에서도 충분히 인정할 만한 완성도를 갖췄다. 기술적으로는 크게 고칠 게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 두 가지 부문 모두 최고 수준이었던 좌완 정우람 플레잉코치도 최근 서산 신인 캠프에서 만난 황준서를 보고선 “던지는 건 전체적으로 다 괜찮아 보인다. 살만 찌우면 되겠다. 살 찌워라”는 말을 해줬다고. 
20일 서울 신월야구공원에서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유신고와 장충고의 16강전이 진행됐다. 6회말 장충고 황준서가 역투하고 있다. 2023.07.20 / soul1014@osen.co.kr
  2024 KBO리그 신인드래프트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장충고 황준서가 한화 손혁 단장과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3.09.14 /rumi@osen.co.kr
프로필상 체중 80kg로 기제된 황준서이지만 키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아 보인다. 서산에서 제공되는 아침, 점심, 저녁뿐만 아니라 야식까지 먹으며 체중 불리기에 들어간 황준서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에게 “키가 더 자란 것 같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그는 “키를 안 재봐서 모르겠는데 조금 큰 것 같다. 2~3cm만 더 컸으면 좋겠다. 그러면 투구할 때도 높은 타점으로 유리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서산 캠프에서 피칭에도 들어간 황준서는 “세게 던지지 않고 60% 정도로 던지고 있다. 작년 후반에 안 좋았던 슬라이더도 계속 연습하고 있다”며 이달 말 시작되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 대해선 “아직 명단을 못 받았다. 만약 가게 되면 구속이나 체력적인 부분을 잘 만들어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인왕 도전에 대해 “네, 도전해야죠”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은 황준서는 “누가 라이벌이 될지는 모른다. 어떤 선수들이 (경쟁자로) 나올지 모른다. 누구든 경쟁이 붙으면 열심히 해서 내가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당찬 의지를 보이면서도 “1군 엔트리에 최대한 많이 들어야 신인왕까지 갈 수 있다. 일단 먼저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9일 오전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 ‘2024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열렸다.박용택 해설 위원이 선수단 소양 교육을 할때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한화 황준서가 집중하고 있다. 2024.01.09 / rumi@osen.co.kr
9일 오전 대전 유성구 DCC대전컨벤션센터 ‘2024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열렸다.KBS N 오효주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한화 문현빈과 키움 김동헌의 '선배와의 만남'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한화 황준서가 한화 문현빈과 키움 김동헌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2024.01.09 / rumi@osen.co.kr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