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4)가 5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9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끊긴 푸이그에게 5년 만에 기회가 왔다.
중남미 야구 소식에 정통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프랜시스 로메로 기자는 9일(이하 한국시간) ‘몇몇 메이저리그 팀들이 푸이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푸이그의 위상은 지난달부터 반전됐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푸이그를 주목하는 팀 중 하나’라고 전했다.
푸이그는 지난달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베네수엘라로 윈터무대 무대를 옮긴 뒤 맹활약하고 있다. 티부로네스 델 라 구아이라 소속으로 26경기 타율 4할1푼8리(91타수 38안타) 10홈런 23타점 16볼넷 17삼진 출루율 .518 장타율 .846 OPS 1.364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투고타저 리그라는 것을 감안해도 푸이그의 성적은 경이롭다. 110타석으로 꽤 많은 타석에 들어섰는데 엄청난 폭발력을 유지하면서 메이저리그 팀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모습이다.
쿠바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꿈을 이루기 위해 2012년 보트를 타고 망명한 푸이그는 LA 다저스와 6년 4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듬해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공수주에서 폭발적인 운동 능력과 쇼맨십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다저스 중심타자로 폭풍 성장했다. 2014년 첫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2015년부터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렸다.
상습적인 지각과 불성실한 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구단은 물론 선수들까지 등 돌릴 정도로 푸이그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2016년 8월 다저스는 푸이그를 웨이버 공시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다저스가 웨이버 트레이드를 철회하며 푸이그에게 다시 기회를 줬지만 2018년 시즌 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2019년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커리어로 남아있다. 시즌 중 신시내티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트레이드된 푸이그는 그해 149경기 타율 2할6푼7리(555타수 148안타) 24홈런 84타점 OPS .785로 나름 괜찮은 성적을 내며 FA 시장에 나왔지만 시장 반응이 냉랭했다. 기량도 예전 같지 않고, 다루기 힘든 문제아 선수라는 인식이 강했다.
2020년 단축 시즌 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어렵게 계약했으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무산되기도 했다. 2021년 멕시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푸이그는 2022년 키움 히어로즈와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까지 왔다. 키움에서 126경기 타율 2할7푼7리(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41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우려와 달리 KBO리그에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순한 양처럼 지냈고, 키움과도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시즌 후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위증 혐의를 받으면서 재계약이 불발됐다. 푸이그는 2019년 5월부터 미국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로 2022년 1월 연방수사관 조사를 받았고, 이때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법정 싸움에 들어갔다. 당초 위증 혐의를 인정하면서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지만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합의를 철회한 뒤 변호인단을 꾸려 무죄를 주장하는 중이다.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복귀의 길도 막혔다. 하지만 이달 말 LA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으로 무죄가 선고되면 빅리그 복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푸이그의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861경기 타율 2할7푼7리(3015타수 834안타) 132홈런 415타점 OPS .823.
만약 푸이그가 5년 만에 빅리그 복귀를 이룬다면 2022년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하게 지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도 같은 무대에서 재회하게 된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이정후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으로 진출한 한국인 선수, 아시아 타자 중 최고 대우를 받았다.
푸이그는 키움 시절 “이정후에게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몇 년 남았는지 물어보곤 한다. 나이가 젊고, 잠재력이 대단해 충분히 좋은 계약을 따낼 것이다”고 장담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이 결정된 뒤 푸이그도 자신의 SNS에 “샌프란시스코와 놀라운 계약한 나의 한국 형제 이정후 축하한다’며 ‘레츠고 마이 프렌드’라고 적으며 축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