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하는 것인가. 2016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8년을 악착 같이 버틴 최지만(33)이 2024시즌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내 이적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9일(이하 한국시간) 2024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할 5인의 좌타 후보에 최지만의 이름을 써넣었다. 최지만과 더불어 마이크 포드, 오스틴 메도우스, 다니엘 보겔백, 재러드 월시 등 한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 리스트에 대거 포함됐다.
MLBTR은 “이 선수들은 그 동안 각자의 커리어에서 좌타석에 들어서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좋은 상황으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맞이하지 못했다”라며 “최지만의 경우 2023시즌 부상으로 고통 받았다. 큰 생산성 없이 39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나머지 4명도 논텐더 방출을 당했거나 조건 없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라고 혹평했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최지만은 지난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이너리그에서 5년 넘게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최지만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4경기를 뛰었다. 이후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탬파베이 레이스의 풀타임 주전 1루수로 성장했고,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영예까지 안았다.
최지만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탬파베이에서 5시즌 통산 414경기 타율 2할4푼5리 320안타 52홈런 203타점 163득점 OPS .783를 남기며 메이저리그 성공시대를 열었다.
최지만은 2023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 이적하면서 커리어가 급격히 기울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2022년 말에 받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은 문제가 없었지만 4월 중순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더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됐고, 이적 후 왼쪽 갈비뼈와 오른쪽 발등을 연이어 다치며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예비 FA 시즌인데 39경기 타율 1할6푼3리 6홈런 13타점의 “생산성 없는” 한해를 보내고 말았다.
최지만은 현재 FA 자격으로 새 둥지를 구하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메이저리그 통산 525경기의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내구성에서 큰 약점을 보였고,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기며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리그 계약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게 신기할 정도로 현지 언론의 언급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MLBTR은 “5명 가운데 그 누구도 워싱턴의 최우선 영입 대상은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백업 좌타자를 확보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노린다면 5명의 선수가 영입 가능한 타깃이 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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