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최고 마무리투수 로베르토 오수나(29)와 4년 장기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연봉 총액은 40억엔(약 365억원)으로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8일 오수나와 4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스포츠닛폰’을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4년 40억엔 계약. 지난해 6억5000만엔(약 59억원)에 소프트뱅크와 단년 계약을 했는데 이번에 연봉 10억엔에 달하는 금액으로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고 대우다. 지난해까지 일본 최고 연봉은 9억엔으로 메이저리그를 거쳐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돌아온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2021~2022년 2년간 받았다. 마무리투수 대우가 좋은 일본이라고 해도 10억엔은 대단히 파격적인 금액이다.
오수나는 “제2의 고향인 후쿠오카로 돌아갈 수 있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다. 팀 동료, 구단, 가족 그리고 훌륭한 팬 여러분의 흔들림 없는 지원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공통된 목표 아래 일치 단결해서 우승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겠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오수나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에서 49경기(49이닝) 3승2패26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0.92 탈삼진 42개로 호성적을 냈다. 최고 158km, 평균 153.1km 직구 중심으로 최고 149km, 평균 144.6km 고속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쳤다. 당연히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서도 오수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지난 6일 멕시코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샌디에이고가 오수나에게 접촉했다. 오수나는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받고 6번 정도 만났다”고 밝히며 “미국과 일본의 세금, 연봉 등을 비교해봤을 때 일본에 남는 것이 내게 더 적합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가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오수나는 세금까지 고려해 일본에 남는 것이 금전적으로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에선 최고 37.0% 연방 소득세뿐만 아니라 주 세금도 내야 한다. 샌디에이고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13.3%)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계약 금액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오수나가 일본 잔류를 택하면서 샌디에이고는 일본인 좌완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 한국인 우완 고우석(2년 450만 달러)을 영입해 마무리 조쉬 헤이더가 FA로 빠진 불펜을 보강했다. 만약 오수나가 샌디에이고 제안에 응했다면 마쓰이나 고우석 둘 중 하나는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못했을 것이다.
멕시코 출신 우완 투수 오수나는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마무리였다.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데뷔 첫 해부터 20세이브를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6년 36세이브, 2017년 39세이브로 활약하며 올스타에도 선정된 오수나는 2018년 4월 최연소 통산 100세이브(23세62일)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그해 5월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뒤 내리막을 걸었다. 메이저리그 노사가 합의한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방지 규약 위반으로 7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했고, 두 달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됐다. 2019년 휴스턴에서 38세이브로 아메리칸리그(AL) 1위를 차지했지만 이듬해 팔꿈치 부상으로 4경기 만에 시즌 아웃된 뒤 FA로 풀렸다.
팔꿈치 상태가 회복된 뒤에도 오수나를 찾는 팀이 없었다. 가정폭력 건으로 ‘문제아’ 이미지가 강했다. 결국 멕시코에서 뛰다 2021년 6월 지바 롯데 마린스와 연봉 9000만엔에 계약하며 일본으로 넘어간 오수나는 29경기(29⅔이닝) 4승1패10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0.91 탈삼진 32개로 활약했다. 이때도 시즌 후 메이저리그 제안이 있었지만 오수나는 6억5000만엔 거액의 연봉을 제시한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2년 연속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철벽 마무리 위용을 과시하면서 4년 계약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