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특별한 과외…한동희는 잃어버린 5km 찾고 김태형의 ‘거포’로 거듭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1.08 06: 40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25)에게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무대,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무대까지 경험한 두 선배들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한동희는 자신이 롤모델로 믿고 따르는 이대호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개인 훈련을 위해 떠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흘 동안 개인 훈련을 하면서 2024시즌을 준비한다. 이대호가 사비를 털어서 한동희와 정훈을 지원한다. 사실 은퇴한 이대호가 이번 훈련을 준비한 이유는 아끼는 후배인 한동희 때문이다.
이대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동희를 데리고 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선수들이 기술은 다 되어 있는데 내 기술이 나한테 확실한지 안 확실한지 긴가민가하는 경우가 많다. 확신을 못 가지면 다른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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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정호한테 데리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게 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고 타격 이론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손)아섭이가 정호한테 가서 좋은 성적을 냈고 다들 정호가 잘 가르친다고 하니까 동희가 정호의 한 마디에 자기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확 날 것"이라고 전하며 한동희와 함께 미국 훈련을 준비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코칭 한 마디에 확 바뀔 수 있다. 평생 야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라면서 “저도 롯데 팬의 한 사람으로서 동희와 훈이가 잘하면 내가 더 뿌듯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동희는 ‘포스트 이대호’라고 불리면서 이대호 자신의 후계자로 불렸던 선수. 2022시즌이 끝나고 은퇴를 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한동희는 데뷔 이후 극심한 성장통을 경험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년 간은 성장통을 겪었지만 2020시즌부터 조금씩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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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35경기 타율 2할7푼8리(461타수 128안타) 17홈런 67타점 OPS .797의 기록을 남겼다.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고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타율 2할6푼7리(424타수 113안타) 17홈런 69타점 OPS .807로 생산력이 향상됐다. 2022년에는 4월 MVP를 수상하는 등 최고의 출발을 한 시즌이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온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시즌을 치렀다. 그럼에도 타율 3할7리(456타수 140안타) 14홈런 65타점 OPS .817의 성적을 기록했다. 홈런 수치는 떨어졌지만 타율과 안타, OPS 등의 수치는 모두 커리어하이였다. 
그러나 올해 한동희는 슬럼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올해 108경기 타율 2할2푼3리(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 OPS .583의 성적에 그쳤다. 커리어 최악의 부진.
타구를 띄우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변화를 줬고 홈런 타자로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변화는 실패했다. 강점과 자신감 모두 잃었다. 스스로도 지난해를 되돌아보면서 “이전보다 소극적이었고 자신감이 사라졌다. 잘 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정확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손이 잘 나가지 않았다”라고 자책했다.
이런 한동희의 자신감 회복, 그리고 기술적인 발전을 위해 이대호가 발 벗고 나섰다. 이대호의 주도 아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KBO리그 선수들에게도 ‘일타강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강정호의 과외까지 받는다. 이대호는 옆에서 한동희의 멘탈적인 부분을 케어하면서 강정호가 기술적인 첨언을 더하는 방식으로 ‘특별 과외’가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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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는 “일단 가서 (이)대호 선배님이 기술적인 얘기는 안한다고 하셨다. 어차피 저도 감독님도 새로 오시고 알려주신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먼저 정립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이제는 리프레시 하는 느낌으로 얘기를 많이 나눠보자고 말씀을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강)정호 선배님이 저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관심을 많이 보여주셨다. 미국에 가게 됐으니 정호 선배님 얘기도 들어보려고 한다. 대호 선배님, 정호 선배님과 함께 다 같이 보고 레슨장 실내에서 함께 배팅 훈련도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강정호는 지난 8월, 한동희의 타격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올 시즌이 끝나면 제가 이 선수를 같이 지도해보고 싶다. 내년 시즌 이 선수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개인적으로 한동희 선수가 와서 훈련을 하고 지도를 해보고 싶다”라며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이미 손아섭(NC), 김재환(두산)이 강정호의 손을 거쳐갔다. 손아섭은 지난해 타격왕과 골든글러브로 강정호 효과를 입증했고 김재환은 지난 11월 말부터 한 달 가량 강정호와 함께 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한동희는 롯데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나야 하는 선수다. 타구에 싣는 힘은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타구 스피드가 증명했다. ‘스포츠투아이’의 PTS 데이터 기준, 평균 타구 속도는 2021~2022시즌 모두 리그 ‘탑3’ 안에 포진했다. 2021시즌 144.7km로 2위(1위 김재환 145km), 2022시즌 143.1km로 3위(1위 고승민 144.2km)였다. 하지만 지난해 한동희는 139.3km의 타구 수피드를 기록했다. 약 5km 가량 타구가 느려졌다. 내야를 넘기거나 외야수가 쫓아갈 수 없었던 타구들이 이제는 내야를 넘기지 못했고 외야수가 쉽게 쫓아갈 수 있었다. 강점이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2021년 14.2도, 2022년 14.9도에 그친 발사각은 지난해 18.8도로 향상됐다. 공을 띄우기 위한 노력 자체는 성공했지만 대신 타구가 빠르게 뻗어나가지 못했다. 그저 높이 뜬 평범한 뜬공이 대부분이었다. 이대호, 강정호와 함께하는 열흘 가량의 시간 동안 과제는 명확하다. 잃어버린 타구 속도 5km를 되찾는 메커니즘을 다시금 깨닫고 타구를 띄웠던 과정들을 결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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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되돌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래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원인을 찾아낸다면 열흘의 훈련 성과는 값진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롯데와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도 한동희의 부활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과 함께 “장타 칠 수 있는 선수가 안보인다”라며 팀의 장타력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해 롯데는 69홈런으로 리그 전체 홈런 9위에 머물렀다. 팀 장타율도 .362로 리그 8위에 그쳤다. 만약 한동희가 지난해 10~15개 가량 더 쳤다면 팀의 장타력, 그리고 득점력과 파괴력은 달라졌을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시켜줄 선수가 바로 한동희다. 김태형 감독 역시도 한동희의 부활에 신경을 썼다. 타격 훈련 도중은 물론 끝나고도 김주찬 타격코치와 김태형 감독이 모두 달려들어서 한동희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어디에도 없을 특별 과외를 받게 되는 한동희다. 복이 많은 선수이고 기대치가 남다른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과연 한동희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고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거포로 변신해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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