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윌 크로우(30)를 영입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 두 자리가 공석이었던 KIA는 7일 한 자리를 먼저 채웠다. 메이저리그 4시즌 경력의 우완 투수 크로우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완료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윌 크로우는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 투수로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할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국 테네시주 킹스턴 출신의 크로우는 185cm, 108kg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투수. 2017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 지명된 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4시즌 통산 94경기(29선발·210⅔이닝) 10승21패5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5.30 탈삼진 196개 WHIP 1.56을 기록했다.
워싱턴에서 선발 3경기를 던진 뒤 거포 1루수 조쉬 벨의 반대급부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트레이드된 크로우는 2021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그해 26경기 중 25경기를 선발등판, 116⅔이닝을 던지며 4승8패 평균자책점 5.48 탈삼진 111개의 성적을 냈다.
2022년에는 구원으로 보직을 바꿔 60경기(76이닝) 6승10패4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4.38 탈삼진 68개로 또 한 번의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그해 9월21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9회 애런 저지에게 리그 21년 만에 나온 시즌 60호 홈런을 허용한 뒤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맞아 0이닝 5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시즌 내내 유지한 3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졌지만 불펜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4월말 어깨 불편함으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5경기(9⅔이닝)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 탈삼진 9개에 그쳤다. 7월에 실전 복귀했으나 피츠버그 양도 지명(DFA) 이후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로 이관됐다. 트리플A에서 14경기(2선발·27이닝)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고, 빅리그 콜업 없이 시즌을 마친 뒤 방출됐다.
지난해 어깨 부상이 불안 요소이긴 하지만 현재 외국인 투수 시장에서 데려올 수 있는 선수 중 최상급으로 분류할 만하다. 지난해 NC에서 활약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비슷한 구석들이 있다. 페디처럼 1라운더는 아니지만 2라운드 상위 지명 출신으로 약체팀 4~5선발로 풀타임 경험이 있다. 페디도 지난해 NC가 영입할 때 팔꿈치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페디가 KBO리그에 신무기로 선보인 스위퍼를 크로우도 던진다. 지난해 4월 5경기에서 23개의 스위퍼를 우타자에게 던져 피안타율 1할6푼7리로 좋았다. 스위퍼 구사 비율은 12.8%로 높지 않다. 주무기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체인지업으로 좌타자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좌타자가 득세 중인 KBO리그에서 큰 장점이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선발이었던 2021년 93.7마일(150.8km)에서 구원이었던 2022년 95.1마일(153.0km)로 빨라졌다. 지난해는 93.6마일(150.6km)로 KBO리그에선 충분히 메리트 있는 구속. 다만 통산 9이닝당 볼넷이 메이저리그에서 4.8개, 트리플A에서 4.3개로 제구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