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따라잡으려면…” 국대 좌완 듀오, 류중일 조언 새겨들었다 ‘日 돗토리 2주 특훈 돌입’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1.07 12: 40

“왜 일본 투수들은 볼 끝이 좋은가.”
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세계 1위’ 일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문동주, 이의리, 곽빈, 원태인, 노시환, 최승용, 김주원 등 20대 초반 신예들이 객관적 전력 열세를 딛고 선전했지만 예선(1-2)과 결승(3-4)에서 모두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마운드에서 일본과의 실력 차가 커보였다. 구속이 같아도 일본 투수가 던지는 공이 한국보다 위력적으로 느껴졌고, 평균 구속 자체도 일본이 한국에 우위였다. 류 감독은 “우리와 체형이 비슷한 일본 선수들이 145km를 던지면 그 이상으로 보였다. ‘왜 일본 투수들은 볼 끝이 좋고, 우리는 안 좋은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두산 최승용(좌)과 이병헌 / OSEN DB

7회초 1사 1루에서 대힌민국 최승용이 대만 신위엔쉬를 3루땅볼 병살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3.11.18 / jpnews.osen.co.kr

APBC 대표팀 이병헌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1 / foto0307@osen.co.kr

류 감독은 한국 투수가 일본 투수를 따라잡기 위한 우선 과제로 유연성 훈련을 꼽았다. 그러면서 유연성 훈련의 메카인 일본 돗토리 월드윙 트레이닝센터 훈련을 추천했다. 류 감독은 “구속은 힘이 아니고 유연성이다. 일본에는 골반, 어깨 회전근을 강화하는 웨이트 훈련법이 있다. 고관절 쪽을 많이 움직이면서 유연성을 만든다. 어린 선수들이 그 쪽으로 눈을 뜨고 훈련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APBC를 다녀온 두산 베어스의 좌완 듀오 최승용(23), 이병헌(21)은 오는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 앞서 돗토리로 향해 2주 동안 특훈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견문을 넓힌 이들은 기량 향상을 위해 1월 휴가를 반납하고 일본행을 택했다. 
두산 최승용 / OSEN DB
최승용은 최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아 이병헌과 함께 2주 동안 일본 돗토리에서 훈련하기로 했다. 아마 다른 팀 선수들도 함께 가게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두 선수의 돗토리행이 반가운 이유는 두산이 ‘왕조 마무리’ 이현승의 은퇴 이후로 좌완 기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 최승용, 이원재 등 선발진은 걱정이 크게 없지만 불펜은 승부처에 등장한 좌타자를 확실하게 잡을 투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2023시즌의 경우 스윙맨 최승용을 제외하고 사실상 좌완투수 없이 필승조를 운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좌타자인 나 또한 현역 시절 클러치 상황에 까다로운 좌완투수가 나오면 힘들었다. 주자가 있을 때 나오는 강한 좌타자를 막아줄 수 있는 좌투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오프시즌 최대 과제로 좌완 불펜 자원 발굴을 꼽았다. 
두산 이병헌 / OSEN DB
다가오는 새 시즌 최승용은 선발, 이병헌은 불펜에서 각각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최승용은 라울 알칸타라-브랜든-곽빈의 뒤를 받치는 4, 5선발 경쟁이 예정돼 있고, 이병헌은 김호준, 백승우와 함께 이 감독이 꼽은 2024시즌 좌완 불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로서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 지명된 이병헌이 경쟁의 선봉에 서 있다. 두 선수의 1월 일본 돗토리 훈련이 두산 좌완 기근 해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승용은 “작년 후반기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팬들 기대감도 커지시고 나 자신에게도 기대감이 있다. 일단 안 아픈 게 첫 번째다. 후반기 좋은 모습보다 더 발전해서 (곽)빈이 형 점점 나아진 것처럼 빈이 형 뒤따라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선발 풀타임 한 번 뛰어보면서 규정이닝 채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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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대한민국 최승용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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