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6일 2024시즌 연봉 협상 대상자 44명과 재계약을 모두 마쳤다고 발표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르게 연봉 재계약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2023시즌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의 성적을 기록하며 KBO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기록한 서진용이 기존 2억 6500만원에서 1억 8500만원(69.8%) 인상된 4억 5천만원에 계약하며 재계약 대상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3년 연속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한 박성한이 지난해 연봉 2억7000만원에서 11.1%, 3000만원 인상된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데뷔 첫 3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2023시즌 불펜에서 성장세를 보여준 신인 이로운은 최저연봉 3000만 원에서 146.7%, 4400만원이 인상된 7400만원에 계약하며 구단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2022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 우승을 일군 성과에 비해서는 못 미치지만 2023시즌에도 SSG는 정규시즌 3위에 올랐다. 연봉 고과는 측정이 됐지만 연봉 협상에서 충분히 자신의 의결을 표출할만한 요인이 다분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이 결과가 반영됐다.
무엇보다 역경 극복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선수들도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76경기 83이닝 9승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성적을 거두면서 필승조이자 마당쇠, 버팀목 역할을 했던 노경은의 연봉이 대폭 인상됐다. 노경은은 지난해 1억7000만원에서 1억원 인상된 2억7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노경은의 30대 중후반은 거친 파도와 항상 마주해야 했다. 2018시즌 롯데에서 33경기(19선발) 132⅓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4.08의 성적으로 무너졌던 마운드를 지탱했다. 그리고 FA 자격을 획득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당시 롯데 수뇌부와 접점을 마련하지 못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노경은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경은은 그러나 롯데의 23억 원 제안을 거절했고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FA 미아가 됐고 2019시즌은 통째로 건너뛰었다. 시즌 중반 지방 구단과 사인 앤 트레이드 논의도 있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첫 번째 강제 은퇴 위기. 그러나 노경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동의대 정보명 감독과 정대현 코치(현 삼성 퓨처스팀 감독)의 도움을 받아서 훈련했다. 1군 무대 못지 않은 강도로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몸 상태를 유지했다. 결국 1년 간의 미아 생활을 청산하고 롯데와 2년 총액 11억 원에 계약하고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롯데와 계약 직후, 노경은은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실전 감각을 다시 끌어올렸고 2020년 25경기(24선발) 133이닝 5승10패 평균자책점 4.87의 성적으로 1군 복귀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2021시즌에는 14경기(11선발) 56⅓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7.35의 성적으로 부진했다. 결국 2년 계약이 끝나고 노경은 롯데와 상호 합의 하에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사실상 방출이었다.
두 번째 은퇴 위기였다. 이때 SSG가 노경은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노경은에게 강화 2군 구장에서 약 2주 가량 테스트를 진행했고 합격점을 받았다. 노경은은 다시 한 번 기사회생했다.
두 번째 기회에서 노경은은 이를 악물었다. 202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SSG 마운드의 구세주 노릇을 했다. 선발이 필요하면 선발 자리에서 역할을 해줬고 불펜에서 소방수가 필요하면 그 역할을 해냈다. 41경기(8선발) 79⅔이닝 12승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SSG의 통합 우승의 밑거름은 노경은이 만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두 번의 역경을 딛고 노경은은 40세 시즌에 2억7000만 원이라는 고액 연봉을 받게 됐다. 인간 승리의 주인공에 대한 보상이라고 볼 수 있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