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26)가 고우석과 마쓰이 유키(29)의 계약에 모두 마무리 등판 인센티브를 넣으면서 치열한 마무리투수 경쟁을 예고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마무리투수 조쉬 헤이더가 FA 자격을 얻어 시장으로 나가면서 불펜 보강이 필요했다. 헤이더의 빈자리를 고민하던 샌디에이고는 고우석과 2년 450만 달러(약 59억원), 마쓰이와 5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69억원)에 계약하며 불펜진을 보강했다.
고우석은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정상급 마무리투수다. 시속 160km에 가까운 강속구는 메이저리그 파이어볼러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만 미국매체들은 고우석이 지난해 볼넷 비율이 11.6%로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높았던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럼에도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영입하기로 결정했고 필승조는 물론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가능성도 열여뒀다. 고우석의 계약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던 미국매체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의 마무리투수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고우석과 함께 새롭게 샌디에이고로 오게된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501경기(659⅔이닝) 25승 46패 76홀드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한 특급 좌완투수다. 통산 9이닝당탈삼진이 11.73에 달할 정도로 탈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빼어나다. 2021년 43경기(43이닝) 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올해도 59경기(57⅓이닝) 2승 3패 8홀드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57로 활약했다.
샌디에이고는 아직까지 마무리투수를 확정하지 않았다. 고우석과 마쓰이는 물론 지난 2년 동안 필승조로 활약한 파이어볼러 로버트 수아레스도 마무리투수 후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5년 동안 활약한 수아레스는 올해로 메이저리그 3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해에는 26경기(27⅔이닝)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4.23로 다소 부진했지만 최고 시속 100.9마일(시속 162.4km)을 찍었을 정도로 강렬한 강속구만은 여전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고우석과 마쓰이를 영입한 샌디에이고는 여러 안전장치를 거는 동시에 두 선수에게 모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경기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매체 AP통신은 지난 5일(한국시간) “고우석은 2024년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년 225만 달러(약 30억원)를 받으며 2026년에는 50만 달러(약 7억원)의 바이아웃과 300만 달러(약 40억원) 뮤추얼 옵션이 있다. 올해는 70경기 등판시 10만 달러(약 1억원) 보너스가 있고 2025년과 2026년에는 40경기, 45경기, 50경기, 55경기 등판마다 10만 달러씩 40만 달러(약 5억원)의 인센티브가 있다. 또한 고우석의 연봉은 2025년과 2026년 이전 시즌 마무리 등판 경기수(15경기, 25경기, 35경기, 45경기마다 12만5000달러)에 따라 50만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라고 고우석의 계약 구조를 설명했다.
마쓰이 역시 계약 구조가 복잡하다. 2024년 연봉 325만 달러(약 43억원), 2025년 550만 달러(약 72억원), 20226년 575만 달러(약 76억원), 2027년 650만 달러(약 86억원), 2028년 700만 달러(약 92억원)를 받으며 2026년과 2027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옵트아웃이 가능하다. 다만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거나 팔꿈치 부상으로 130일 이상을 결장하면 2026년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할 수 없다. 팔꿈치에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경우에는 2028년 700만 달러 계약이 클럽 옵션으로 변경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우석처럼 마무리 등판 경기수(15경기 15만 달러, 25·35·45경기 25만 달러, 55경기 50만 달러)에 따라 최대 140만 달러(약 18억원)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과 마쓰이에게 모두 마무리투수 인센티브를 제안한 것은 아직 마무리투수 보직을 결정하지 못한 것을 방증한다. 커리어나 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마쓰이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지만 팀 상황은 고우석에게도 나쁘지 않다. 한국시리즈 우승 마무리투수가 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마무리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