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민(39)은 더 이상 방출 이적생이 아니다. 늦은 나이에 마침내 실력을 인정받아 다년 계약을 체결한 FA 투수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5일 “임창민과 계약기간 2년 총액 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4억 원, 옵션 1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 구단은 계약을 마친 뒤 “ 베테랑 투수 임창민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과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흡족해했다.
1985년생인 임창민은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 2차 2라운드 11순위 지명된 우완 베테랑투수다.
전성기는 NC 다이노스 시절이었다. 히어로즈-넥센을 거쳐 2012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다이노스에 입성해 9년 동안 든든히 뒷문을 지켰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25세이브(도합 86세이브)를 달성했고,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에 이어 2021년 46경기 17홀드 평균자책점 3.79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임창민에게 찾아온 현실은 방출이었다. NC 구단의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따라 2021년 11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의도치 않게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그런 임창민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두산 베어스였다. 임창민은 2022시즌에 앞서 두산과 연봉 1억2000만 원에 계약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32경기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95로 기대에 못 미쳤다. 시즌 초반 11경기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0.96의 반짝 활약 이후 팔꿈치, 손가락 부상 및 부진을 겪으며 1군과 2군을 자주 오갔다. 그리고 결말은 또 다시 방출이었다.
다시 무소속이 된 임창민은 연봉 1억 원에 친정 키움과 계약하며 2023시즌 현역을 연장했다. 그리고 51경기 2승 2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51의 회춘투와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퇴를 선언해도 무방할 나이에 마지막 불꽃을 제대로 태우며 정해영(KIA), 홍건희(두산) 등 젊은 클로저들을 제치고 세이브 부문 6위를 차지했다.
임창민은 2023시즌을 마치고 당당히 FA 권리를 행사했다. 지난해 11월 18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FA 승인 선수 명단에 C등급으로 이름을 올렸고, 불펜 보강이 필요한 삼성의 선택을 받으며 마침내 FA 계약자가 됐다. 두 차례의 방출을 딛고 39세라는 늦은 나이에 인간 승리의 감동을 선사한 순간이었다.
임창민은 계약 후 “삼성이라는 명문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보여주셔서 입단을 결심하게 됐다. 삼성에는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감격의 FA 계약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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