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번의 역전패에 한이 맺혔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이번 겨울 불펜진 보강 의지를 확실히 하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 '끝판왕' 오승환의 잔류만 남았다.
삼성은 5일, 베테랑 FA 투수 임창민과 계약기간 2년 총액 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4억 원, 인센티브 1억 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임창민은 2008년 우리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2013시즌 도중 NC로 트레이드 됐고 이후 정상급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임창민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NC에서 9시즌 동안 399경기 25승27패 94세이브 50홀드 평균자책점 3.77의 성적을 남겼다. 2021시즌 종료 직전에는 NC에서 방출이 됐고 2022년 두산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2023년 친정팀 키움에서 회춘의 시즌을 보냈다. 51경기 46⅔이닝 2승2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51의 성적을 남겼다.
임창민은 삼성과 계약한 후 구단을 통해서 "삼성이라는 명문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보여주셔서 입단을 결심하게 되었다"라면서 "삼성 라이온즈에는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삼성 구단은 "베테랑 투수 임창민으로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과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3일, NC에서 방출됐던 이민호를 4500만 원 연봉에 영입하기도 했다. 이민호는 2012년 신생팀 우선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창단멤버'였다. 337경기 통산 33승24패 3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거뒀다. 2016년 폭행 논란으로 징계를 받았고 2019년 팔꿈치 부상으로 11경기에 출장한 게 마지막 1군 기록이었다.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했지만 어깨 발목 등 부상이 잦아지면서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에서 테스트를 거쳐 입단하면서 재기의 의지를 다지게 됐다.
그리고 꾸준히 영입 밑작업을 했던 임창민까지 품었다. 이번 겨울에 영입한 전문 불펜 투수만 5명이다. 이종열 단장이 부임한 뒤 불펜진 보강을 선결 과제로 삼았고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한 맺힌 영입이다. 삼성은 지난해 38번의 역전패를 당하며 리그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5회 이후 불펜진이 투입될 시점만 되면 삼성은 한없이 작아졌다.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42승16패(.724)로 리그 꼴찌였고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의 승률도 48승5패(.906)으로 리그 8위에 해당했다.
팀 평균자채점도 4.60으로 최하위, 그리고 불펜 평균자책점도 5.16으로 꼴찌였다. 10개 구단 중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유일한 팀이 삼성이었다.
마무리 투수 경험이 풍부한 2명의 선수를 FA 시장에서 채우면서 삼성 불펜진은 한없이 든든해졌다. 불펜진의 방점은 아직 찍히지 않았다. 삼성 마운드의 터줏대감이자 끝판왕, 그리고 400세이브의 전설인 오승환과의 계약이 남아있다.
만약 오승환 계약까지 마친다면 삼성은 왕조시절의 불펜을 조금이나마 재건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삼성은 역사상 찾기 힘들 마무리 트리오를 보유하게 된다. 오승환을 비롯해 김재윤, 임창민의 통산 세이브 총합은 691세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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