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42)가 올해 최저연봉을 받는 것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추신수는 지난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은 2021년 시즌이 끝난 뒤에 했었다. 사실 원래 계획은 1년만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야구를 위해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는 은퇴 생각이 50대50이었는데 (김)강민이가 생각지도 못하게 한화로 가게 돼서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았다. 이럴 때 일수록 누군가 팀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해 1년을 더하고 은퇴하기로 했다”라고 은퇴를 결정한 배경을 이야기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2005~2020년) 동안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 .824로 활약했다. 한국인 야수 중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추신수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나 KBO리그에 입성했다. 한국에서는 3시즌(2021~2023년) 동안 361경기 타율 2할6푼(1252타수 325안타) 49홈런 168타점 226득점 46도루 OPS .819를 기록했다.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두기도 했던 추신수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길었던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는다. 2021년 27억원, 2022년 27억원, 지난해 17억원에 달했던 연봉도 올해는 최저연봉(3000만원)만 받으며 그마저도 기부할 계획이다.
추신수는 “올해 최저연봉을 받는 것이 희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팀이 샐러리캡 때문에 어렵다는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도 연봉을 10억원 삭감했다.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대화하고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연봉 삭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SSG는 지난해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 108억 4647만원으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샐러리캡 상한액(114억 2638만원)을 넘기지는 않았지만 샐러리캡 소진률이 94.9%에 달했다. 이 때문에 SSG는 2차 드래프트에서 고연봉 베테랑 선수들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했다가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이 한화로 이적하면서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연봉 6억5000만원을 받는 최주환도 올해 20홈런을 때려낸 거포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신수가 올해 최저연봉만 받겠다고 양보를 해 SSG는 팀 구상에 숨통이 트였다. SSG는 추신수의 은퇴 발표 당시 “추신수가 팀 운영을 위한 배려를 해주면서 최저연봉을 받기로 결정했다. 구단도 이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샐러리캡, 선수 연봉, FA 부분에서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팀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더 강한 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었다. 나의 희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한국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금액을 반드시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와이프는 연봉을 굳이 그렇게 해야하냐고 말하기도 했다”라며 웃은 추신수는 “차라리 미국에 한 번 더 가보는게 어떠냐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국도 이제 세대 교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을 해보니 넬슨 크루스도 은퇴하고 내 또래 타자는 한 명도 없더라.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다시 가서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게 좋지 않았다. 와이프는 내가 한 번 더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는 것을 보고 싶어했다. 그래도 구단과 약속한 부분도 있고 나도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잘 이야기 했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야 한다. 우리가 우승했을 때는 팬분들도 대단했다. 내 마지막 모습이 그런 모습이면 너무 아름답지 않을까 욕심이 난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현역 마지막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