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새 외국인 투수로 데니 레이예스(28)를 영입했다. 4년간 함께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5)과는 아쉽지만 작별을 고했다.
삼서은 4일 우완 투수 레이예스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 조건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우완 코너 시볼드(28)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한 데 이어 남은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레이예스로 채웠다. 뷰캐넌과 재계약 불발을 의미했다.
삼성 구단은 레이예스 영입을 발표하면서 '지난 4년간 삼성 마운드를 지킨 뷰캐넌은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최종 제시안을 거절함에 따라 아쉽게도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삼성은 KBO 외국인 선수 최초로 다년 계약을 제안하며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외국인 샐러리캡으로 인해 최대치 금액에 어려움이 있었고, 끝내 뷰캐넌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2015~2016),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2017~2019)를 거쳐 지난 2020년 삼성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뷰캐넌은 구단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최장 4년을 활약했다. 2017~2019년 3년간 몸담은 1루수 다린 러프를 넘어 삼성의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4년간 통산 113경기에 선발등판한 뷰캐넌은 699⅔이닝을 소화하며 54승28패 평균자책점 3.02 탈삼진 539개로 활약했다. 2번의 완봉승과 4번의 완투로 에이스 면모를 보여줬다. 이 기간 KBO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이닝과 함께 투구수(1만1375구)를 던지며 마운드를 지탱했다.
2021년 정규시즌 2위를 제외하면 4년간 삼성이 계속 하위권에 맴돌았지만 뷰캐넌이 암흑기 속 에이스로 분투했다. LG 케이시 켈리와 함께 이 기간 리그 최다승 공동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전부 2위에 랭크됐다. 퀄리티 스타트는 무려 80번으로 리그 최다였다.
남다른 승부욕과 친화력 그리고 자신만의 철저한 루틴과 모범적인 자기 관리로 삼성 선수들의 신망도 두터웠다. 이날 뷰캐넌의 재계약 불발이 공식화되자 뷰캐넌을 롤모델처럼 따랐던 ‘토종 에이스’ 원태인(24)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 포수 강민호(39) 모두 SNS를 통해 짠한 작별 인사를 남겼다.
뷰캐넌과 함께한 사진들을 올린 원태인은 “항상 저는 그의 뒤를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지난 4년간 나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주고, 나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 떠나는 게 너무나도 아쉽지만 우린 서로를 응원하고 존경하기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해서 다시 만났을 때는 나에게 기대한 모습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돼 있을게요”라고 뷰캐넌에게 고마움과 다짐을 함께 전했다. 영어로 “I will miss you. Let's meet again(네가 그리울 거야, 다시 만나자)”라고도 적었다.
강민호도 뷰캐넌과 투샷 사진과 함께 “넌 나에게 있어서 최고 투수였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 많이 보고 싶을 거 같다 내 친구”라고 한글과 영어로 작별 메시지를 남겼다. 뷰캐넌은 삼성에서 4년간 통산 113경기 중 104경기를 강민호와 호흡을 맞췄다. 633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93으로 찰떡 궁합을 자랑했다. 올해로 21년차가 된 베테랑 강민호가 가장 많은 배터리를 이룬 외국인 투수이기도 하다.
한편 뷰캐넌의 빈자리를 대체하게 된 레이예스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으로 193cm, 115kg 뛰어난 체격 조건을 갖췄다. 지난해 뉴욕 메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3선발·19⅔이닝) 등판, 2패 평균자책점 7.78을 기록했다. 202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데뷔한 뒤 2년간 메이저리그 통산 12경기(4선발·27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6.26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트리플A 성적은 20경기(18선발·91⅔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