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과 함께 몸값도 크게 뛰었다. LG 트윈스 선수 최초로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투수 고우석(26)이 꿈을 이루면서 큰돈까지 손에 쥐었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최소 금액 계약이지만 그것도 큰돈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고우석과 2년 보장 계약에 2026년 상호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자세한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뉴욕포스트’ 조엘 셔먼 기자에 따르면 고우석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59억원)에 계약했다.
‘디애슬레틱’ 샌디에이고 담당 데니스 린 기자가 조금 더 자세한 계약 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고우석은 올해 연봉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년 연봉 225만 달러(약 29억5000만원)을 받는다. 2026년 연봉 300만 달러(약 39억3000만원)는 상호 옵션으로 선수와 구단 모두 동의해야 이뤄진다.
어느 한쪽이라도 원하지 않아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은 50만 달러(약 6억5000만원)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받고 FA가 된다. 이에 따라 고우석은 2년 450만 달러(약 59억원)를 보장받게 됐다.
원소속팀 LG는 9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챙기게 됐다. 지난 2018년 7월 개정된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라 계약 총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원소속팀은 해당 금액의 20%를 받는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영입하기 위해 최소 540만 달러(약 70억7000만원)를 썼다. 불펜투수치곤 메이저리그에서도 준수한 대우이지만 지금까지 포스팅으로 나간 한국인 선수로는 ‘헐값’ 계약에 가깝다.
KBO리그에서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2013년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LA 다저스), 2015년 내야수 강정호(넥센 히어로즈→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16년 내야수 박병호(넥센→미네소타 트윈스), 2020년 투수 김광현(SK 와이번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21년 내야수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샌디에이고), 2024년 외야수 이정후(키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고우석이 역대 7번째.
이 중에서 고우석의 계약 규모가 가장 적다.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2573만7737달러33센트를 거액을 써서 단독 협상권을 따낸 뒤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강정호는 500만2015달러에 단독 협상권을 얻은 피츠버그와 4년 1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박병호는 포스팅 비용 1285만 달러나 쓴 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해 입찰액보다 적은 대우를 받았다.
이때까지는 30개 구단 중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독점 협상권을 가졌지만 2018년 7월 한미선수협정계약 개정에 의해 선수는 계약 의사가 있는 모든 구단과 30일 동안 자유롭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구단이 받는 포스팅 금액도 계약 규모에 의해 일정 비율을 바는 것으로 세분화됐다.
이후 포스팅으로 나간 김광현은 2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SK가 160만 달러를 챙겼다. 김하성이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함에 따라 키움은 552만5000달러를 받았다. 이정후가 6년 1억1300만 달러 대박을 치면서 키움은 1882만5000달러의 거액을 또 포스팅 비용으로 받았다. 이에 비해 고우석을 보내고 90만 달러를 받은 LG의 금전적 이득은 크지 않다.
역대 포스팅 선수 중 최소 금액이지만 한국과 미국의 시장 규모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고우석 개인적으로는 큰돈을 손에 쥐었다. 메이저리그에선 특급 대우가 아니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받은 연봉을 감안하면 몸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 2017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된 고우석은 계약금 3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신인 중 롯데 투수 윤성빈(4억5000만원) 다음으로 NC 투수 김태현(3억원)과 함께 두 번째로 좋은 대우였다.
2017년 신인 최저 연봉 2700만원으로 시작한 고우석은 2018년 4000만원, 2019년 6200만원에 이어 2020년 단숨에 2억2000만원으로 첫 억대 연봉을 돌파했다. 2021년 1억8000만원으로 첫 삭감을 당했지만 2022년 2억7000만원으로 회복한 뒤 2023년 4억3000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한국에서 7년간 신인 계약금 3억원에 총 연봉 12억2900만원으로 다 합쳐 15억2900만원을 벌었다.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대박을 칠 수 있었지만 고우석은 1년이라도 먼저 메이저리그에 가기 위해 포스팅 신청했다.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59억원) 계약을 따내면서 한국에서 7년간 쌓은 몸값의 4배 가까운 상승을 이뤄냈다. 2년간 좋은 활약을 이어가면 28세에 다시 FA 자격으로 더 큰 계약을 노릴 수 있다.
한편 고우석은 계약 후 LG 구단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 트윈스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감사하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포스팅을 허용한 차명석 LG 단장도 “축하한다. 고우석 선수는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고우석 선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waw@osen.co.kr
-신인 계약금 3억원
-2017년 2700만원
-2018년 4000만원
-2019년 6200만원
-2020년 2억2000만원
-2021년 1억8000만원
-2022년 2억7000만원
-2023년 4억3000만원
-2024년 175만 달러(약 23억원)
-2025년 225만 달러(약 29억5000원)
-2026년 상호 옵션 300만 달러(약 39억3000만원)
-2026년 옵션 미실행시 50만 달러(약 6억5000만원)
= KBO 계약금 및 연봉 총액 15억2900만원